일본 러시아 철도 연결

남북한 철도보다 도쿄발 철도가 홋카이도를 거쳐 시베리아 철도와 먼저 연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12월 중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러-일 경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아이디어 중 하나다. <산케이신문>은 3일 러시아 정부가 일본에 “시베리아 철도를 연장해 사할린에서 홋카이도를 잇는 대륙횡단 철도 건설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 철도가 건설되면 “러-일간 물류는 물론 관광과 인적 교류 등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베리아 철도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길이 9297㎞의 세계 최장 철도다. 그동안 러시아는 시베리아 철도를 한반도 쪽으로 연장해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한반도 종단철도(TKR) 건설을 추진해 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러는 2008년 9월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2015년부터 북한을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연간 750만t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들여오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핵 개발과 그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사업에 진전이 보이지 않자, 러시아 부총리는 2014년 4월 북한을 방문해 러시아와 한국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한 남·북·러시아 3국 경제 협력안을 다시 한번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말 제15차 한-러 경제공동위원회 참석을 위해 방한한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러시아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련의 사안에 대한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산케이> 보도는 한-러 경제협력이 제자리를 걷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시베리아 철도의 연장 파트너로 한국이 아닌 일본을 택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읽힌다.

사할린을 통해 시베리아 철도와 일본 본토와 연결하는 사업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 전망이다. 사할린과 홋카이도 최북단인 왓카나이를 가르는 소야 해협의 폭은 42㎞로 1988년 완공된 홋카이도와 혼슈를 잇는 세칸터널(53.85㎞) 구간보다 짧다. 또 러시아 연해주와 사할린을 있는 해협은 7㎞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되면, 도쿄에서 모스크바까지 열차 운행이 가능해진다.

출처: 한겨레 (2016.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