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尙中

강상중 교수의 전공 분야는 일본 근대와 식민지 지배 역사였다. 도쿄대에 몸담은 16년 동안 그는 전공 분야를 넘나드는 활발한 저술 활동과 TV 출연 등을 통해 지식인으로는 드물게 폭넓은 인기와 대중적 영향력을 함께 얻었다. 특히 에세이집 <고민하는 힘>은 100만부가 넘게 팔리기도 했다. 강 교수가 말한 ‘개인적 불행’이란 4년 전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가리킨다. 그가 최근 일본에서 출간한 소설 <마음>은 먼저 떠나보낸 그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마음>은 아들을 잃은 불행에 대한 이야기라 쓰기 힘들었는데, 비슷한 불행을 겪은 이들로부터 책을 읽고 공감했다는 반응이 꽤 있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몸담았던 도쿄대와 세이가쿠인대는 어떻게 다른가?

“세이가쿠인대는 규모가 작은 기독교계 종합대학이다. 서울에 있는 장로회신학대학 등 한국 대학과의 교류도 많아 한국 유학생이 꽤 오는 학교이기도 하다. 반면 도쿄대는 누구나 인정하는 일본 최고의 대학으로 일본의 심장부, 두뇌와 같은 곳이다. 지난 16년간 도쿄대가 나 같은 사람을 받아들여줘서 나로서는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현대한국연구센터도 만들 수 있었고, 퇴임할 때에는 명예교수로도 임명해줬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나를 중요하게 생각해줬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 5년간 총장 임기를 시작한다. 목표나 계획은 뭔가?

“아직 구체적으로 가다듬지는 못했다. 이 대학은 기독교 정신에 뿌리를 둔 독특한 대학인데, 우선 일본 전국의 학생이 모이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한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유학생도 받아들이고 싶다. 한국과 일본의 교류 강화에 기여하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게 포부다.”

일본에서는 학교법인을 ‘학원’이라고 부른다. 세이가쿠인학원에는 유치원과 대학교, 대학원 등이 속해 있다. 학원에 딸린 모든 각급 학교를 책임지는 사람은 학원장, 대학교를 맡는 사람은 학장이다. 강상중 교수가 신임 학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세이가쿠인학원의 아쿠도 미쓰하루 학원장은 학장직을 함께 맡고 있었다. 강 교수는 세이가쿠인대로 옮긴 이유에 대해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사람으로 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출처: 한겨레 신문 (2013.8.10) - 관련기사 귀태 (2013.7)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도쿄에서 지내는 동안 개인적인 불행을 겪기도 했다.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남은 인생을 보낼 수 있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었다. 잠시 ‘작가로서 글에 파묻혀 지내볼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 가운데 역시 젊은이를 가르치고 싶다는 쪽이 더 강했다. 마침 지난 4월 옮겨온 세이가쿠인대의 모든 구성원이 만장일치로 나를 학장으로 맞아줬다.(학장은 한국 대학교의 총장에 해당한다) 새로운 곳에서 맡게 된 새로운 일에 큰 의욕을 갖고 있다.”

한·일 가교 되려 옮긴 세이가쿠인대

-재일동포로는 처음 일본 종합대 총장 자리에 올랐다. 소감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