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표심

대구·부산도 마찬가지 현상

“40대 누가 끌어오느냐 중요해져”

이번 선거에서도 20~30대와 50~60대의 지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40대의 투표가 이번 선거 결과를 상당 부분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5일 공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6·4 지방선거 출구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20~30대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50~60대는 여당인 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줬다. 가장 접전을 벌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20대의 65.4%, 30대의 71.4%가 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34.6%, 28.6%에 그쳤다. 반면 50대의 60.2%와 60대의 77.6%는 남 후보를 지지했다. 김 후보에 대한 이들의 지지율은 각각 39.8%, 22.4%에 그쳤다. 40대의 선택은 김 후보 쪽(63.9%)이었지만 20~30대보다는 지지의 정도가 다소 약했다.

이런 현상은 경기·서울·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 구도가 확실한 부산과 대구에서도 나타났다. 야당인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가 40%의 득표율을 얻으며 선전한 대구의 경우 20대, 30대, 40대의 김 후보 지지율은 각각 57.6%, 62.5%, 55.4%로 40대까지는 김 후보가 이겼다. 그러나 50대와 60대 이상의 김 후보 지지율이 각각 38.7%와 15.6%에 그치는 극심한 불균형으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49.3%로 선전한 부산의 오거돈 무소속 후보에게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김부겸·오거돈 후보가 선전한 이유로, 이전의 ‘지역주의 투표’가 ‘세대간 투표’ 양상으로 전이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앞으로의 선거에서 부산·대구의 이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경남·경북·전남·전북·광주 등에선 아직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세대별 투표 양상은 과거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에서 여러차례 확인된 바 있다”며 “주의해서 봐야할 것은, 2002년 노무현을 찍었던 야권 성향의 30대가 이제 40대가 됐다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며 보수화됐을 40대를 누가 끌어오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선거의 접전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40대 지지율을 35% 이상 확보한 지역(부산·경기·인천)에서만 승리했다.

출처: 한겨레신문(201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