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지난해 기준 구글의 미국 직원 수는 6만1814명이며 매출 749억8900만달러(89조2669억원), 영업이익 193억6천만달러(23조461억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구글은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구글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일하기 좋은 직장’의 대명사로 구글이 언급되는 것에 비해 구글코리아의 규모나 근무환경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글로벌 기업이라 해도 한국지사의 경우 한국에서의 지위는 유한회사로, 사업보고서나 재무제표가 따로 공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 직원을 뜻하는 단어인 ‘구글러’는 크게 9가지 직군으로 나뉜다. 기술 분야, 영업, 마케팅·소통 담당, 디자인, 경영 전략, 재무, 법무, 인사, 시설관리다. 2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구글코리아에도 대부분의 직군이 존재한다.

정한결: 구글이 채용을 가장 중시해요. 1년 반 전, 네 번의 채용 인터뷰 끝에 입사했는데 제가 뽑힌 이유가 진솔함 때문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회사는 신입사원에게도 자기 목표는 자기가 정하도록 해요. 실행 방법도 내가 정하는데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들과 비교해보니 흔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어져요.

이해민: 저는 인터뷰를 11차례나 봤어요.

장정식: 부서에 관리자(매니저)는 있지만 ‘상사(보스)’의 개념이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어시스턴트)’의 개념이에요. 제가 신입일 때 여러 국가 간의 소통이 필요한 업무를 맡았는데 여기저기 물어보면 다들 참 친절하게 알려주더라고요.

정한결: 처음 입사했을 때 상사가 와서 말하더군요. “네가 나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 일하는 거니까 도움을 받고 싶은 것 이야기하고 원하는 걸 다 하라”고요.

이해민: 지난 9년 동안 지켜본 구글은 아메바처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프로젝트팀이 끊이지 않는 조직이에요.

이해민: 국내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구글에 입사했는데 3개월 만에 중요한 문제를 제게 결정하도록 하는 회사 모습에 놀랐어요.

사회자: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30분에 업무가 다 끝나나요?

이해민: 제 업무는 오전 7시에 뉴욕 엔지니어와의 회의로 시작해요. 이후에는 미국 서부, 그리고 일본과 한국, 마지막에 이스라엘과 회의를 하고 퇴근하죠. 런던과 소통해야 하는 날엔 밤에 애들 재워놓고 난 뒤로 회의 시간을 잡아서 집에서 해요. 저와 하는 회의는 저녁 시간에 잡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이 부분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커요.

장정식: 재택근무나 휴가는 따로 보고할 필요 없이 이메일 하나 띄우면 됩니다. 못쓴 휴가도 한 해는 이월됩니다. 특히 12월에 많이들 쉬는데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달까지 쉬어요.

정한결: 한번은 다른 나라 사무실들을 방문해 보고 싶어서 내 마음대로 홍콩 일주일, 싱가포르 일주일, 일본 일주일 식으로 머문 적이 있어요. 거기서도 노트북만 있으면 일할 수 있으니까 월·화·수는 해당 국가에서 출퇴근하고 목·금은 휴가로 썼죠.

이해민: 지난해 휴가로 가족들과 오스트레일리아에 갔는데 저는 시드니 사무실로 출근하고 가족들은 여유있게 놀고 그랬어요.

10년 넘게 구글코리아에서 일해온 정김경숙 상무는 구글 문화의 장점으로 매주 금요일 창업자가 전직원과 나누는 즉석 질의응답, 구글 문서도구·캘린더 등을 활용한 정보 공유, 수평적인 구조, 남의 성과를 뺏지 않는 문화, 주요 회의·워크숍을 화~목 사이에 잡아 주말을 희생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원칙, 허락이 아닌 정보 공유 형식인 휴가 제도, 다양성 강조, 마사지실·무료 식사 등 최상의 것을 공짜로 제공하는 복지제도 등을 꼽았다.

출처: 한겨레(201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