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달만에 1200원 돌파…달러 강세 압력 지속

지난 주 미국 금리인상 뒤 달러 강세가 가속화하며 원-달러 환율이 9달 만에 1200원선으로 올라섰다. 대외 여건에 의한 원화 절하인 만큼, 내년 초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할 때까진 환율이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강세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미국 경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기대와 물가 상승을 불러와 연준의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달러가 한국을 비롯해 내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 전날(11월 8일) 대비 23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6%나 올랐다.

실물 측면에서 보면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는 호재다. 다만 수입 물가도 상승시켜,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한 식료품 물가 상승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온다.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원화가 자체 동력으로 절상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달러 강세로 인한 원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내년 초 취임할 트럼프가 어떤 정책들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달러화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그 전까지는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취임 뒤 보다 가시적인 정책인 보호무역을 중시한다면 달러화 강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어떤 정책을 펴든 장기적으로 달러화는 강세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한겨레 (2016.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