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スタイル

무계획이 상팔자다. 교통편과 숙박만 확실하다면 나머지는 여행지가 알아서 코스를 펼쳐주리라는 것이 내 지론이다. 계획에 몰두해 미리 보고 듣는 게 많아지면 감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여행지의 무궁무진함을 믿고 그냥 출발해보시라.

무대책 해외 캠핑 VS 호텔 호텔 없다고 길바닥에서 자랴

두 달 전, 2주간의 유럽여행 마지막 코스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향해 프랑스 니스발 13만원짜리 이지젯에 올랐다.

중앙역 앞의 관광안내센터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대기표를 받고 상담에 들어가기까지 1시간여. 20만원 이상이 아니고는 묵을 수 있는 호텔이 없었다. 배낭여행 전문인 후배는 걱정 말라며 앞장서 거리로 나섰다. 캐리어를 끌고 1시간 넘게 걸으며 호텔을 뒤졌으나 빈방은 없었다.

계획을 짜는 이유? 소심한 A형이라서 그런가. 어쨌든 계획을 짜면 휴가 내내 편하다. 계획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어떻게 얻은 휴가인데 허투루 보낸단 말인가. 계획을 짜는 것 자체도 즐겁다. 뭐할까 어디 갈까 궁리하다 보면, 벌써 휴가를 떠난 기분이다.

계획 VS 무계획

1년 전부터 계획을 짜는 사람이 있고, 전날까지도 비행기표 확보에 유유자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개는 멍청하다’고 심한 소리를 합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 중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죠. ‘고양이는 자기밖에 모른다’고 공격합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도 높은 산이 있고 넓은 바다가 있습니다. 북적이는 성수기에 휴가를 가야 휴가 갔다 온 듯하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 과정이 지긋지긋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 후배에게 캠핑을 제안했다. 후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캠핑요?” 지난해 여름, 미국 그랜드캐니언의 기억을 들려줬다. “그때도 아무 장비 없었어. 다행히 일행이 캠핑장 예약은 해두었고. 딱 하나 있는 마트에서 콜맨 텐트를 하루 10달러에 대여받아 아주 잘 썼어. 여긴 유럽이니 더 좋을 거야.”

관광안내센터에서 암스테르담 주변의 캠핑장 서너 곳을 추천받은 뒤 중앙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인 곳을 찾아갔다. 불행히도 텐트도, 침낭도 대여는 없었다. 구매만 가능했다. 텐트를 구입하느니 하루 10만원짜리 4인용 오두막을 빌렸고, 2만5천원짜리 침낭을 샀다. 냄비 하나를 더 사서 커피, 스파게티, 라면, 바비큐를 돌려가며 해먹었다. 여행 피로를 날려준 3일간의 숲 속 캠핑! 이제 다음은 어느 나라에서 캠핑을 해볼까나~. 出処:한겨레신문.

여행의 끝물, 피로감이 들끓기 시작했다. 마침 자전거 대여점이 눈에 띄었다. 짐을 맡기고 1만원에 4시간을 빌렸다. ‘자전거의 도시’란 명성에 어울리게 그 복잡한 시내에서 씽씽 달리는 게 가능했다. 관광을 겸한 호텔 구하기에 마침내 성공했다. 12인 도미토리에 1인당 8만원. 가격도 셌지만 나신에 가까운 금발의 미남·미녀에 둘러싸인 잠자리는 즐겁다기보다 고통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