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감소

진입 58만2천명으로 대폭 줄고

퇴출자는 65만6천명으로 늘어

40대가 퇴출자의 45%나 차지

신규진입자 48%가 임금근로자

내수시장의 장기침체 속에 자영업 내부에선 어떤 흐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자영업간 과다경쟁에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2013년부터 사업을 접고 떠나는 ‘자영업 퇴출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가 공식 통계조사에서 처음 드러났다. 또 임금근로 직장에서 조기퇴직한 30·40대를 중심으로 자영업 부문으로 대거 진입·퇴출하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2010~2013년)의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자영업자 진입-퇴출 추계’ 보고서를 보면, 2011·2012년엔 신규 진입자가 퇴출자보다 많았다. 2011년의 경우 진입자 79만4천명·퇴출자 76만7천명이었고, 2012년은 진입자 72만7천명·퇴출자 58만7천명이었다. 그러나 2013년에 이 흐름이 역전돼 진입자는 58만2천명으로 대폭 줄어든 반면, 퇴출자는 65만6천명으로 늘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0년대 들어 자영업이 이미 과밀 상태였음에도 자꾸만 더 밀려들었는데, 여기에 경기부진 심화라는 충격이 맞물리면서 2013년부터 생활밀착형 업종 중심으로 퇴출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 퇴출 한복판에 30·40대

자영업 진입·퇴출은 연령별로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퇴출의 한복판엔 30·40대가 자리잡고 있다. 2011년엔 30대 퇴출자가 32만4천명(30대 진입자 19만9천명)으로 다른 연령대에 견줘 현저하게 많았다. 이어 2012년엔 30대와 40대 모두 진입자와 퇴출자간 큰 격차 없이 주춤했다. 그러나 2013년 들어 이번엔 40대 퇴출자가 29만7천명(40대 진입자 16만2천명)으로 확연히 증가했다. 40대는 전체 자영업자 4명 중 1명(25%) 꼴이지만 전체 퇴출자에서는 거의 절반(45%)을 차지한다.

구조조정 등으로 직장에서 나온 30·40대가 가게를 차렸다가 실패를 맛보면서 한 두해 간격을 두고 연령대를 바꿔가며 퇴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0대 이상’에선 진입자 규모는 30·40대와 별반 차이가 없으나 퇴출자는 최근 3년간 2만8천~7만1천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청년층(15~29세) 자영업자는 26만명(2013년·전체 자영업자의 3.8%)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가운데 진입 10만2천명·퇴출 11만8천명으로 진입·퇴출 비율이 매우 높다. 최악의 청년실업 속에 임금근로취업이 어렵자 자영업에 들어왔다가 부진한 실적 탓에 다시 빠져나가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나?

30·40대 샐러리맨들이 자영업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2013년에 임금근로에서 자영업으로 이행한 진입자는 총 28만4천명(전체 신규 진입자의 48.7%)으로, 이 중에서 30·40대가 총 17만2천명이다. ‘50대 이상’의 은퇴 후 자영업 진입(7만1천명)보다 훨씬 많다. 2013년 신규 진입자 58만2천명 중에서 41만5천명은 기존 취업자(임금근로 및 자영업)였고, 실업상태에서 자영업 취업자로 전환한 사람은 16만6천명이다.

퇴출 이후의 경로는 조사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창업한지 1년이 안돼 사업을 그만 두거나 계획이 불투명한” 자영업자는 2013년에 8만7천명(신규진입자의 15%)에 이른다. 그 이유로 “사업부진”을 꼽은 사람은 2011년 19.3%, 2012년 24.6%, 2013년 39.5%로 갈수록 늘고 있다.

출처: 한겨레 (2015.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