ソウル警察庁選挙犯罪証拠隠滅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25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특위)에서, 관련 수사를 맡았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 수사관들이 업무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찍힌 지난해 12월16일 새벽 4시2분께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 30여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서 한 수사관이 “자도 되죠”라고 묻자, 다른 수사관은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데 지금….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이라고 말한다. 이어 또다른 수사관은 “삭제를 좀 하는 편이더라구요. 왜 글을 썼다가 삭제를 하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삭제를 하더라구요”라고 말한다. 당시 경찰은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 등의 아이디로 작성된 댓글을 추적·분석했는데, 동영상은 이 과정에서 해당 댓글이 삭제되는 순간을 경찰이 포착한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씨는 12월13일 자신의 노트북을 이미 경찰에 제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동영상에 나온 댓글 삭제는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다른 직원들을 동원해 광범위한 증거인멸 작업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동영상 내용은 지난달 14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국정원 직원 김씨는 지난해 12월14일 인터넷 기록을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그 뒤에도 댓글 삭제로 선거개입 증거를 계속 인멸했다는 게 이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경찰은 이를 직접 확인한 당일 밤 11시께 ‘대선 후보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갑작스레 발표했다. 대선 사흘 전인 이날은 박근혜·문재인 당시 후보의 마지막 방송 토론회가 열렸고, 박 후보가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특위에서 이상규 의원은 “왜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댓글이 없다고 무리를 했나. 동영상에도 나왔듯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데 인정하느냐”고 묻자 이성한 경찰청장은 “당사자한테 확인하니, 졸리다고 하니 농담으로 한 말이었고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담’이라는 이 청장의 해명과는 달리, 당시 경찰과 국정원이 발표할 수사 결과를 사전 조율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미리 짜놓았기 때문이라는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서울지방경찰청이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을 당시 국정원이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이를 확인하고도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를 대통령선거 투표일 사흘 전 서둘러 발표해, 국정원과 사전에 조율해 ‘짜맞추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국정원 댓글수사 과정 ‘증거인멸’ 확인이상규의원, 수사관들 30초짜리 대화 동영상 공개

출처: 한겨레신문. (2013.7.25)

이상규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박원동 당시 국정원 서울지부장, 권영세 (당시 새누리당 대선 선대위) 상황실장이 모두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경찰, 국정원이 ‘한 몸’이 돼 불법 대선개입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에서 영남대 출신인 김용판 전 청장은 수사 결과 발표 전 대학 동문인 박원동 국정원 전 지부장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권영세 당시 상황실장은 검사 시절 국정원에서 3년 동안 파견근무를 했고, 2011~2012년엔 국정원을 다루는 국회 정보위원장을 지냈다.

민주당은 그동안 박근혜 당시 후보가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이틀 전 방송 토론회에서 “실제로 그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느냐 그것도 하나도 증거가 없다고 나왔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새누리당과 경찰·국정원의 연루설을 제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