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와 스코틀랜드

‘브렉시트’보다는 스코틀랜드가 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뒤 영국으로부터 독립과 유럽연합 잔류를 추진하자, 유럽연합이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29일 “모든 사람들이 유럽연합과 스코틀랜드의 잔류 협상을 반대한다고 믿는다”며 “만약 영국이 떠나면, 스코틀랜드도 떠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협상은 영국과 하는 것이고, 영국의 한 부분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유럽연합이 스코틀랜드와 협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석장관은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스코틀랜드의 유럽연합 잔류를 위한 일련의 외교 활동을 벌였다. 유럽연합은 브렉시트보다는 스코틀랜드 문제가 더 발등의 불이 됐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보다 스코틀랜드 문제가 유럽연합에게는 더 큰 내홍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했던 스코틀랜드는 이번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잔류에 다수가 표를 던졌다. 결과가 탈퇴로 나타나자 즉각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실시 추진을 밝혔다. 유럽연합을 상대로 스코틀랜드 만의 유럽연합 잔류 협상을 타진하며, 스터전은 브뤼셀에서 영국의 브렉시트에 분노한 유럽연합의 감정을 자극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독립과 유럽연합에서 독자적 잔류 움직임은 유럽연합과 회원국에게 더 큰 숙제를 던지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스페인의 카탈루냐, 프랑스의 코르시카 등 회원국 내에서 이는 분리독립 움직임을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스페인과 프랑스가 즉각 이를 거부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스코틀랜드가 독립을 하지 않고 독자적 잔류를 추진해도, 유럽연합 체제는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기존의 주권 국가 회원국은 탈퇴하려 하는데 그 일부가 독자적으로 잔류 협상을 하고, 만약 잔류한다면 회원 자격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유럽연합 내의 국가 체제와 유럽연합의 성격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애초 유럽연합은 유럽통합을 내걸어 기존의 국민국가 체제 질서의 약화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브렉시트를 계기로 스코틀랜드가 이를 구체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한겨레 (201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