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의 언어생활

서울 거주자들은 자신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사람을 부를 때 남성에 대해서는 ‘선생님’, 여성에 대해서는 ‘언니’나 ‘여기요’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젊은층에서는 ‘물냉’(물냉면), ‘비번’(비밀번호) 등 줄임말을 즐겨 쓰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국민의 언어생활 실태를 파악하고자 서울에 사는 10∼70대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5년 대도시 지역 사회 방언 조사’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이 자신과 동년배이거나 그 이상 나이의 남성을 부를 때 가장 선호하는 호칭은 ‘선생님’(39.7%)이었다.

다만, 연령별·성별로는 호칭 사용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예컨대 16∼25세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쓴다는 응답률이 27.5%였지만, 26∼35세는 47.4%, 36∼45세는 51.5%, 46∼55세는 50.5%, 56∼65세는 43.5%로 상당한 격차를 나타냈다.

반면, 66세 이상은 ‘선생님’(25.9%)보다는 ‘아저씨’(40.7%)란 호칭을 더 많이 사용했다. ‘사장님’이라고 부른다는 응답도 18.5%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비율이 44.6%로 압도적이었지만, 여성은 ‘선생님’이 35.9%, ‘아저씨’가 29.4%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자신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나이의 여성을 부를 때는 여성은 ‘언니’, 남성은 ‘여기요·저기요’라는 호칭을 흔히 사용했다.

성별로는 남성은 ‘여기요·저기요’(34.7%), ‘아가씨’(26.9%), ‘이모’(11.5%) 순으로 호칭했다.

반면 여성은 ‘언니’(48.8%)가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여기요·저기요’(17.6%), ‘이모’(12.9%)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16∼25세는 ‘여기요·저기요’를 주로 사용(43.5%)하는 반면, 점차 나이가 올라가면서 ‘여기요·저기요’, ‘아가씨’, ‘언니’ 등의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66세 이상에서는 42.6%가 ‘언니’라고 부른다고 밝혔고, ‘여기요·저기요’라고 부르는 사람은 1명도 없었다.

줄임말 사용에서도 세대 간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비밀번호’의 경우 16∼25세는 줄임말인 ‘비번’(60.9%)을 더 많이 사용했지만, 56세 이상에서는 이런 줄임말을 사용하는 비율(5.2%)이 확연히 줄었다.

마찬가지로 16∼25세에서는 ‘물냉면’을 줄여서 ‘물냉’으로 부르는 비율이 65.2%에 달했지만, 이후 연령대는 이런 경향이 점차 낮아져 46세 이상부터는 ‘물냉면’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졌다.

이외에도 서울 사람들은 인사할 때 ‘안녕하세요’(81.3%)를 쓰는 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성별로는 여성 87.1%·남성 73.8%로 13.3%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출처: 한겨레 (2016.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