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연예인들 ‘올 추석은 좀 바빠요’

지난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수년간 방송 출연에서 아예 배제됐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인물들은 한때 ‘안방 극장’에 얼굴조차 내밀 수 없었다. 배우 문성근·김여진·김규리씨, 방송인 김미화씨 등이 대표적이다.

‘블랙리스트’ 피해 대상 가운데는 배우나 방송 관계자뿐 아니라 명절 최고 소일거리인 ‘특선 프로그램’에서 배제된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들도 있다. 정권 교체 뒤 첫번째 맞는 추석 연휴에서 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국가정보원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가장 먼저 피해자 조사를 받았던 배우 문성근씨는 추석 직전 종영된 드라마 ‘조작’을 기분좋게 마무리하고 명절을 맞았다. 무려 8년 만에 출연한 지상파 드라마다. 문씨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내내 안방극장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는 드라마 ‘조작’ 제작 발표회에서 “정권이 바뀐 게 실감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문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으로부터 ‘온라인 여론조작 공격’을 당한 대표적인 배우다. 최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와 검찰 조사에서, 과거 국정원 심리전단이 문씨와 배우 김여진씨의 ‘합성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조작·배포한 사례가 확인됐다. 앞서 문씨는 지난달 18일 검찰 조사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를 검찰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출처: 한겨레 (2017.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