消費心理は冬

소비심리도 겨울

가구당 월평균 소득 426만원, 소비지출은 249만원에 그쳐.

가구의 소비심리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특히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3분위 이상 가구의 지갑은 지난해보다 더 굳게 닫혔다. 중산층 이상의 ‘불황형 흑자’ 폭이 커지면서 양극화 경향도 심해졌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3년 3분기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늘어난 반면,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249만4000원으로 1.1% 늘어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가구당 소비지출(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1%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소득은 늘었지만 지출이 사실상 줄어들면서 가계의 소비여력을 나타내는 흑자액(95만9000원), 흑자율(27.8%)은 가계동향 조사를 실시한 뒤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6%, 1.4% 포인트 증가한 기록이다. 특히 소비 위축 경향은 중산층 이상 가구에서 두드러졌다. 월평균 소비지출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을 보면, 하위 40% 소득층인 1·2분위 가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반면, 중위 20% 소득 구간 이상인 3·4·5분위 가구는 줄어들었다.

1분위 가구를 예로 들면 월평균 가처분소득이 104만4000원에 불과했지만, 소비지출은 127만2000원에 이르러 평균소비성향이 120.7%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분위 가구도 가처분소득 230만4000원에 201만9000원을 소비해 87.6% 소비성향을 보여, 소비지출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2.4%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중위 20%인 3분위 가구는 가처분소득 314만9000원에 234만5000원 지출로 74.5%(-4.4% 포인트) 소비성향을 보였고, 상위 20% 소득층이 5분위 가구는 가처분소득 658만4000원 중에 389만8000원만 소비해 59.2%(-1.2% 포인트) 소비성향을 보였다.

이에 소득 양화 지표는 악화됐다. 5분위(상위 20%)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1분위 가구(하위 20%)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비율인 ‘소득 5분위 배율’이 5.05배로 나타났다. 지난해 4.98배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다. 특히 각종 소비지출 가운데 주거·수도·광열비(6.4%) 지출이 크게 늘어 저소득층 가구의 소비를 주도한 탓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폭등과 월세 전환 급증으로 실제 주거비 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1%나 오른 탓이었다.

박경애 복지통계과장은 “흑자가 많은데 지출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소비심리가 충분히 살아나지 못해 지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경향이 사상 최고로 심화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신문( 201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