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220개의 GP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는 ‘비무장지대의 실질적 평화지대화’가 포함됐다. 비무장지대는 이름과 달리 남북한의 병력 6천여명이 전방초소(GP) 200여곳 안에서 기관총, 박격포 등 중화기로 무장하고 상주하고 있다. 언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르는 화약고와 같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피(GP)를 철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길은 하나뿐이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하구부터 강원도 고성군 동해안까지 248km 남방한계선의 지오피(GOP·일반전초) 철책선에서 비무장지대(DMZ)로 들어가는 길은 모두 정해져 있다. 비무장지대로 진입하면 목적지는 지피(GP·전방초소) 뿐이다.

지피는 출입문부터 외길을 따라 들어간다. 지오피 철책선 중간 중간에 평소에는 철책처럼 잠궈 두지만, 진입할 때는 문을 열 수 있는 ‘통문’이 있다. 이 문을 열어야 비무장지대의 지피로 들어간다. 통문을 통과하지 않고 비무장지대를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통문은 트럭 한대가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크기다.

비무장지대 통문을 열고 들어갈 때는 한명이 들어가든, 열 명이 들어가든 반드시 실무장을 한 경호병력이 따라 붙는다. 비무장지대 수색정찰과 지피 근무 목적 이외의 모든 출입자에게 적용된다. 군인이라도 별도의 경호병력이 동행해야 한다. 비무장지대 작전 규정에 따른 것이다. 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은 방탄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출처: 한겨레 (2018.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