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의 한국 방문

<고독한 미식가> 제작진은 식당 선정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다. 어마어마하게 거리를 걷고 찾아 헤맨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제작진의 기준은 이런 것이다. 도심 번화가가 아닐 것, 일본 아사쿠사처럼 예전 느낌이 있을 것, 조금 한적한 곳에 있을 것. 물론 맛집이어야 한다. 이런 분위기는 내 원작 만화에 다 담겨 있다. 화려하지 않고 서민적 분위기다.

제작진은 내 작품 취지에 맞는 식당을 찾으려고 거의 100번 넘게 원작을 읽었다고 한다. 그러고는 원작 이미지에 맞는 음식점을 끊임없이 찾고, 먹고 또 먹는다. 나 자신조차 놀랄 정도로 원작에 가까운 식당을 제작진이 잘 찾는다. 여담이지만 제작진이 식당 섭외하느라 너무 많이 먹다 보니 어떤 제작진은 한 시즌 찍는 동안 15㎏ 살이 찌기도 했다.”

구스미는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드라마 매회 마지막에는 구스미가 직접 등장해 음식을 먹는 에필로그 영상이 나온다. 하지만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와는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했다. 평소 고로가 식당에서 식사하는 에피소드 촬영이 끝난 뒤 구스미가 해당 식당을 따로 찾아 ‘한잔 걸치며’ 밥을 먹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 전날 <고독한 미식가> 시즌7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최종 에피소드에서는 고로와 구스미가 극중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어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맛집의 기준은?

“나는 특별히 맛집에 대한 기준은 없다. 어떤 음식 만화를 보면 가장 맛있는 음식 찾는 일을 목적으로 하더라. 나는 맛이 목적은 아니다.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식당이 좋다. 한국에서 촬영한 숯불갈빗집도 엄마와 아들이 사이좋게 운영하는 가게였고, 그 아들이 굉장히 어른스러우면서도 순수했다. 그 식당 안에 나름의 드라마가 있어 섭외했다. 좋은 사람, 그리고 재밌는 사람들이 있는 식당, 나는 그런 곳이 좋다.

음식은 맛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본다. 한번 가고 나서 다시 가고 싶은 식당이 좋다.”

출처: 한겨레 (201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