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명예로운 탈락과 일본축구의 비겁한 실리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H조 마지막 폴란드와 경기에서 후반 막판 공을 돌리며 ‘시간 끌기’ 축구를 한 일본 축구 대표팀에 대해 일본 대표팀과 언론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니시노 아키라 일본 대표팀 감독도 “월드컵에선 그런 승부도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했다.

니시노 감독은 28일(현지 시각) 경기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후반 10분여를 남겨 놓고 선수들이 공을 돌리며 공격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엄혹한 선택이었다. 지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자신과 팀을 납득할 순 없다. 이 선택이 진심은 아니었다. 타력(콜롬비아의 승리)에 의존했다.

그러나 월드컵에선 그런 싸움도 있는 것이다. 그 선택을 통해 정답(16강 진출)이 나왔다면, 승부에선 이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도 선수들이 성장하는 하나의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NHK 방송은 29일 “러시아 월드컵 대회에서 일본이 폴란드 전 종반에 시간 벌기 작전을 쓴 것과 관련해 해외 언론으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외신 분위기를 전했다.

냉정한 평가도 있지만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한 일본은 ‘축제’ 분위기였다. 사력을 쏟아부은 독일전의 믿기 힘든 2-0 승리에도 예선 통과에 실패한 한국의 ‘명예로운 탈락’과 일본의 ‘비겁한 실리’가 묘하게 대조되는 상황이다.

출처: 한겨레 (2018.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