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으로 전기를 만든다

사람마다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성인이 하루에 배출하는 소변량은 1.5~2.5리터에 이른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70억을 웃도는 지구촌 인구가 배출하는 소변량은 어림잡아 하루에 105억리터에 이른다. 이는 올림픽경기 규격의 수영장 420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거름, 약제용 등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버려진다. 이 엄청난 양의 오줌으로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재생에너지를 공짜로 얻는 셈이다. 현재 세계 인구 7명 중 1명, 즉 약 10억명은 기반시설이 없거나 경제적 사정 등으로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 웨스트잉글랜드대(UWE Bristol) 연구진이 소변을 이용해 밤을 밝히는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를 개발했다. 오줌을 이용하는 미생물 연료전지(Microbial Fuel Cel=MFC)를 통해 조명용 전기를 생산하는 화장실을 만든 것. 이 연구진은 지난 2013년에도 오줌을 활용하는 미생물연료전지로 휴대폰을 충전하고, 환경감시로봇 센서를 작동시키는 기술을 잇따라 선보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때 이후 새로운 친환경 전기 공급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오줌의 또다른 용도를 이번에 찾아낸 것이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이 소변발전 화장실은 테스트를 거친 뒤, 전기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난민캠프의 전력 공급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출처: 한겨레(201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