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신뢰도 조사

서로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한·일 양국 국민의 비율이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언론엔피오(NPO)’는 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중·일 3개국 대상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보면 일본인 가운데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본다는 이들은 23%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16%)보단 상승한 것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일본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본다는 한국인은 22%로 비슷했다.

일본 내각부가 매년 조사하는 ‘외국에 대한 여론조사’라는 별도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는 일본인 비율은 한류가 한창이던 2000년대 후반엔 60%를 넘었지만, 지난해 33%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양국 모두 미국에 대해선 80% 넘는 이들이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라고 응답했다.

눈길을 끄는 건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 변화다. 지난해 조사에선 중국인들의 과반(56%)이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본다고 응답했지만, 올해 조사에선 이 비율이 35%로 급락했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된다.

오는 12월 도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다뤄야 하는 주제에 대해서도 3국 국민들의 강조점은 미묘하게 갈렸다. 일본인은 북핵 문제(51%)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그다음 3국 간 관계 개선(36%), 정상들 간 신뢰관계 형성(18%)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인은 역사인식 문제(44%), 정상들 간 신뢰(43%), 북핵 문제(38%) 차례였고, 중국은 정상들 간 신뢰(31%), 3국 간 관계 개선(28%), 북핵 문제(27%) 등으로 우선순위를 뒀다.

동아시아의 새 현안으로 떠오른 한·일 핵무장론에 대해선 일본인의 절대다수인 80%가 자국 핵무장에 반대했지만, 한국에선 찬성론(59%)이 반대론(36%)을 앞섰다.

이번 조사에는 일본의 언론엔피오,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 중국의 링뎬연구컨설팅그룹 등이 참여했다.

출처: 한겨레 (2016.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