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환율 급락

달러당 원화 한때 1050원 붕괴, 삼성전자·현대차 주가 급락

새해 증시 개장일인 2일 종합주가(코스피)가 2% 넘게 급락했다. 환율 불안과 삼성전자 실적 악화 추정이 주된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종가보다 44.15(2.2%) 하락한 1967.1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계 증권사인 비엔피(BNP)파리바는 이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약 14% 감소한 8조78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추정을 내놨다.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130만9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6만3000원(4.59%) 떨어졌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이 더욱 뚜렷해져 외환시장 불안감도 증폭됐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달러당 1050원 아래(1048.3원)로 추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마감 환율은 가까스로 1050선을 넘긴 1050.3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 하락은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이 지난해 말 다 소화되지 못하고 넘어온 데서 주로 비롯됐다. 일본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57분께 100엔당 997.25원을 기록했다.

환율 불안은 현대차와 같은 대형 수출주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만2000원(5.07%) 내린 22만4500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거래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12일 만에 가장 큰 폭인 3493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305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가 기존에는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9조원 정도로 내려온 실망감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스마트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데다 시스템반도체(LSI),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실적도 썩 좋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보조금 규제 등의 이유로 판매 성장세가 꺾인 탓이 컸고,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애플이 모바일 프로세서 주문 물량을 줄인 게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4분기 실적이 확실히 집계된 것이 아니다.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전체로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고, 1분기에 신제품들이 나오면 상황은 다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신문 (2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