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최저임금 올려

정부 주도로 전년보다 3% 인상…8850원

경기회복 위한 가장 유효수단 판단

아베 정권 1000엔대까지 인상 목표

일본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을 3% 인상하기로 했다. 물가변동이 거의 없는 일본의 상황을 생각하면, 상당한 인상률로 개인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직접 임금 인상을 독촉하고 나선 모양새다.

일본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27일 올해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24엔(3%) 오른 822엔(약 8850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2014년 780엔, 2015년 798엔으로 각각 2% 정도 상승했지만 올해는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의 각 지자체는 이 기준에 따라 지자체별로 실제 최저임금액을 결정해 10월부터 적용하게 된다.

일본 언론들은 최저임금을 정하는 심의회가 열리면 노사 간 의견 대립으로 밤을 새우기 마련이지만, 26일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자정 전에 이른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올해는 3% 인상을 목표로 하라고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노동상 등 관계 각료들에게 지시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한 자세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베 정권이 최저임금 인상에 주력한 것은 한계에 이른 아베노믹스를 되살리기 위해선 개인 소비의 회복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최저임금 인상이 아주 유효한 수단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2013년 4월부터 대규모 금융완화를 뼈대로 한 아베노믹스에 시동을 걸었다. 돈을 풀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그에 따라 도요타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이 돈을 벌면 그 혜택이 사회 전체로 확장될 것이란 계산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기업의 실적 개선은 사회 전체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대기업의 실적 향상에도 경기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혹한 아베 정권은 춘투(매년 봄 이뤄지는 일본의 임금협상) 때마다 대기업들에 임금 상승을 압박했다. 그런데 그 결과 대기업 임금은 다소 올랐지만, 저소득층의 소득은 오히려 하락해 사회 전체의 실질임금이 5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결국 지난 6월 각의결정(국무회의 의결)한 ‘1억 총활약 계획’ 안에 “최저임금은 매년 3% 정도 인상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고려하면서 전국 평균 1000엔을 목표로 한다”는 구체적인 인상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 ‘3% 인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재계의 이해를 반영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이 경영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일정액 이상 임금을 올리는 중소기업에는 인건비 일부를 보조해 주는 안을 검토 중이다.

출처: 한겨레 (2016.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