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테러의 타깃 된 이유

프랑스, 최근 시리아 등 중동공습 적극 동참

범인 “올랑드가 무슬림에게 해 가했기 때문”

프랑스 무슬림 높은 실업률 등 경제적 요인도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동시다발적 테러는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불과 10개월 만에 발생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당시에는 이 매체의 이슬람교 예언자 무하마드에 대한 풍자만평에 불만을 품은 이슬람 급진세력의 소행으로 여겨졌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테러’라는 점에 초점이 좀 더 맞춰졌다.

그러나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건들의 강도나 빈도가 프랑스에서 커지면서 프랑스에 이들의 테러가 집중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쩍 잦아진 이슬람 관련 테러

AFP통신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또는 미수사건은 샤를리 에브도 이래로 10개월 만에 7건(파리 테러 제외)에 달한다.

올해 1월 예멘 알카에다와 연계된 쿠아치 형제와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아메디 쿨리발리가 공모해 샤를리 에브도와 파리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테러를 벌여 17명을 살해했다.

2월에는 니스에 있는 유대인 지역센터를 지키고 있던 군인 3명이 흉기를 휘두르는 남성의 공격을 받았으며 범인은 체포된 후 프랑스와 군경, 유대인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했다.

이어 4월에는 프랑스 교회를 목표로 테러를 기도한 알제리 대학생이 체포됐고 수사당국은 그의 집에서 알카에다, IS와 관련된 문서를 찾아냈고 범인이 시리아 내 무장조직과 접촉해 왔다고 밝혔다.

13일 프랑스 파리 극장과 축구경기장, 식당, 카페 등 7곳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일어나 150명 이상이 숨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을 폐쇄했다. 테러를 일으킨 이들의 정체가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이슬람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나온다.

◇프랑스, 최근 시리아 등 중동 공습 적극 동참

유난히 프랑스에서 테러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서방사회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벌이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의 전쟁에 프랑스가 적극적으로 동참한 데 대해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엇나간 보복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는 2013년 말리를 시작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수년째 이슬람 과격주의자들과 맞서고 있다.

IS에 대한 국제 동맹군의 공습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프랑스도 작년부터 이라크에서, 올해 9월부터는 시리아에서 동참하고 있다.

역시 IS의 테러로 관측되고 있는 지난달 말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도 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개입 이후 발생했다.

◇희미해지는 ‘톨레랑스’

프랑스에 무슬림 이민자가 많아 한쪽에서 사회에 섞이지 못하고 점점 사회에 앙심을 품고 과격화하는 ‘외톨이 무슬림’이 늘어났다는 점 역시 테러 빈발에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프랑스에서 이슬람교는 가톨릭에 이어 가장 신도가 많은 종교이며 전체 인구 6천600만명의 5∼10%가 무슬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 내 무슬림은 대부분 수니파로 알려졌다.

‘톨레랑스(관대함)의 나라’로 불리던 프랑스 사회가 오랜 기간 이어지는 경기침체와 이민자 증가 속에 이들 무슬림 이민자들을 온전히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처: 한겨레 (201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