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자유한국당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이름도 무색하게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정말 고집스레 자유와 한국을 망가뜨리는 쪽으로 일로매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하 한국의 총체적 위기를 외쳐대지만, 정작 위기에 빠진 건 그들 자신이 아닌가. 자신의 위기를 남에게 투사하면 할수록 위기는 깊어갈 뿐.

‘올드 보이’ 논란이나 맛이 간 색깔 공세, ‘친박’ 세력 복귀에서 보듯 한국당 위기의 본질은 오직 과거로 향하는 퇴영적 사고와 행동, 한마디로 ‘구태’에 있는 듯하다. 비전 제시도 없이 상대방의 과오나 실수, 힐난과 저주에 승패를 거는 정당에 미래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박근혜 탄핵 사태의 핵심 문제도 구태였다. 민심이 촛불을 들고 나선 것은 기소장 속의 뇌물 수수나 공천 관여 등의 불법 혐의들에 대한 분노 때문이기도 했지만, 유사 ‘유신체제’로의 복귀, 남북관계 파탄, 외교안보 정책 편향, 극단적 부의 편재를 부추긴 전망 없는 경제 등 결국 ‘비전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좌절 탓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한국당에는 이런 변화를 헤아리는 미래 비전 제시는커녕 고민조차 없는 것 같다. 그게 한국당 위기의 뿌리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판이 바뀌고 있는데 여전히 ‘사회주의 개헌 결사 저지’ 따위의 20세기 냉전적 색깔공세나 읊어대고 있다니.

출처: 한겨레 (20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