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불안감에 소비활동·여행 자제

소상공인·중기 피해 ‘눈덩이’

외국인 이달 11만명 방한 취소

버스·지하철 이용도 22% 줄어

“세월호 사고보다 파장 훨씬 커”

메르스 사태로 사람들이 소비와 이동을 자제하면서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의 매출 감소가 가파르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9~13일 전국 중소기업·소상공인 총 2018곳을 대상으로 메르스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메르스 발생 전과 비교해 체감경기가 매우 악화됐다는 응답이 32.2%, 다소 악화됐다는 응답이 39.3%나 됐다.

실제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큰 폭으로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을 비롯한 7대 광역시와 메르스 사태 초기에 환자가 발생한 지역인 평택·화성 등 4개 지역의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1403곳을 대상으로 메르스 발생 전후 매출액을 비교해보니 환자가 있는 마을을 격리한 순창은 무려 72.8%나 매출이 줄었다. 첫 사망자 발생 지역인 화성(-56.1%)과 평택(-54.6%)도 매출이 반토막났다. 이밖에 아산(-40.8%), 서울(-35.4%), 대전(-31.4%), 부산(-26.3%) 순으로 매출 감소율이 높았다.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하는 탓에 관광도시인 경주와 전주지역 상가도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화봉 조사연구실장은 “경주 충효상가와 황성상가의 경우 지역 내 메르스 확진자 발생 이후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고, 전주 한옥마을도 평일은 방문객 수가 80%, 주말은 90%까지 급감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 여파로 서울시 대중교통 이용 승객도 크게 줄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주말인 지난 14일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은 전체 569만8천명으로 메르스가 확산되기 이전 주말인 지난달 31일 729만5천명에 견줘 159만7천명(21.9%)이 감소했다. 지하철 이용객이 23.6% 줄었고, 버스 승객도 20.5% 감소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달 들어 15일까지 11만3340명의 외국인이 방한 예약을 취소했으며, 이 가운데 9만명 이상이 중국·대만·홍콩인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한 시내면세점은 6월 둘째 주 매출이 30% 가까이 감소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사스 영향이 1년 갔는데 지금은 우리나라가 메르스 종주국처럼 인식되며 혐한 정서까지 일어나고 있어 영향이 더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2015.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