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테슬러

모델 S의 인기로 2010년 나스닥 상장 당시 19달러에 불과했던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5월 100달러 선을 넘어선 데 이어 300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무려 1000% 이상 폭등한 것이다. 시가총액으로만 따지면,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절반 수준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지난해 9월 이를 두고 “일반 대중이 전기차를 믿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모델 S의 성공적 출시 이후, 전기차 시장 진출에 주춤하던 베엠베(BMW)와 르노 등 대형 양산차 업체들도 새로운 전기차 출시에 나서면서 (순수)전기차의 판매(9만5000대)가 111.1%나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전기차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출처: 한겨레신문 (2014.3.19)

특히 2012년 6월 출시된 모델 S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테슬라의 가능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한 번의 배터리 충전(완전충전)으로 최대 502㎞까지 주행이 가능한 모델 S는 지난해 미국 컨슈머리포트 품질평가에서 역대 자동차 최고점인 99점을 받았다. 7만1000달러(75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차값에도 불구하고, 닛산 ‘리프’에 이어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 판매(2만2477대)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테슬라는 200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 몇명이 순수 전기차(EV)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창업해, 고급 스포츠카 ‘로드스터’와 5인승 패밀리 세단 모델 S 등 단 2종의 차량을 생산했을 뿐인 ‘풋내기’ 자동차 회사다. 하지만 벌이는 일마다 주목을 받으며 더이상 ‘틈새’ 업체가 아니란 칭송을 받고 있다.

관람객들은 먼저 일체의 군더더기 없이 날렵하게 빠진 외양에 감탄하고, 트렁크로 변신한 앞쪽 엔진룸과 2개의 어린이용 카시트를 설치한 뒤쪽 트렁크의 공간 활용성에 또 한번 놀라워했다. 또 차량 안쪽 중앙에 설치된 17인치 대형 스크린을 터치해 내비게이션과 에어컨·히터 등을 작동시켜 보며 신기해했다. “모델 S는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래 탈수록 품질이 좋아지는 차입니다.” 파울라 덴뒤넌 테슬라 유럽 커뮤니케이션 디렉터가 ‘잠재 고객’들에게 열심히 제품을 소개했다.

지난 4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팔렉스포 전시장. 프리미엄 전기차 ‘모델 S’ 2대가 진열돼 있는 테슬라 전시장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12년 출시돼 첫선을 보이는 차는 아니었으나, 모델 S가 올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고급 전기차’를 내세운 테슬라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비싸고, 충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전기차의 미래는 어둡다는 얘기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있는 테슬라의 원동력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