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정부 사고 부실 대처” 비판

뉴욕타임스 “이틀 지나서야 선체 진입, 인재 증거”

중 환구시보 “위기 대처 모습, 선진국과 거리 멀어”

뉴욕타임스, 시엔엔,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인재(Human Error)로 바라보며 감독기관 등 정부의 사고대처능력 부족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세월호 침몰에 희망이 사라지면서 인재의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이번 참사는 안전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사건”이며 “ 관리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선장이 가장 먼저 달아난 이 중 하나였다”라고 시작한 이 기사는 구조가 시작된지 이틀이 지나서야 배가 바다에 거의 잠기고 난 뒤에 수색대들이 바다로 들어갔으며, 그때까지 살아있을 지도 모를 생존자 구조를 위해 선체로 공기를 주입한 것은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기사에서 미국 사고 조사 전문가인 제임스 셜리 주니어는 “사고 직후부터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2시간 반이나 남아있었는데 그 긴 시간 왜 승객들에게 객실에 머무르라고 지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해양안전전문가인 윌리엄 도허티 대위는 “감독 당국이 안전검사 합격증을 발급해줄 때는 승무원들이 비상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받았다는 것까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번 참사는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시엔엔은 간판앵커 앤더슨 쿠퍼의 뉴스쇼 ‘앤더슨 쿠퍼 360’ 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는 인재라는 것을 명백하게 밝혔다. 이 뉴스쇼는 해양안전문가인 제임스 스테이플스 선장과 인터뷰하며 사고원인 및 승무원들의 부적절한 행동 등을 분석했다. 스테이플스 선장은 “구명보트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그대로 묶여 있는 것을 봤는데 이는 승무원이 제대로 훈련받았는지 의문을 낳는다”면서 “구조 훈련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판 블로그도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처하는 한국 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면서 보도했다. 이밖에서 주요 방송과 통신사들이 일제히 인명피해를 키운 선사측의 초기대응과 정부의 부실한 대처에 대해서 비판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역시 세월호 침몰사고는 ‘한국의 현대화 수준을 묻는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 영문판은 18일자 ‘발전된 국가도 안전위기에 직면한다’라는 사설에서 많은 이들이 한국처럼 현대화한 국가의 해상안전 실태와 긴급대응이 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뒤떨어졌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세계적인 조선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활수준도 선진국과 큰 차이 없는데 “엄청난 희생자를 내지 않을 수도 있는 사건에서 수백 명의 학생이 사망·실종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사실”이라면서 “이런 위기에 대처하는 모습은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꼬집었다.

한겨레신문 (2014.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