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소비심리 급랭

6월 심리지수 2년6개월만에 최저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떨어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로 이번 달 소비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대비 6포인트 떨어진 99로 집계됐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국내에 미쳤던 2012년 12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달 사이 6포인트가 하락한 것도 2012년 6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매달 전국 2200가구를 설문조사해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소비자들의 경기·생활형편 인식, 6개월 뒤 수입·소비에 대한 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 수치가 ‘100’(100=2003~2014년 평균치)을 밑돌면 비관적 응답이 낙관적 응답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세월호 참사로 극심한 소비 부진을 겪었던 지난해 5월에도 전월대비 4포인트 떨어진 104를 유지했다. 주성제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6월 본격화된 메르스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소비자심리 지수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세부 항목별로 봐도, 모든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가계수입전망과 현재생활형편지수가 각각 98, 90으로 나란히 3포인트씩 하락했고, 향후 1년간 생활형편전망지수는 지난달보다 6포인트나 떨어진 96을 나타냈다. 소비지출전망은 지난달과 견줘 2포인트 하락한 105로 집계돼, 가계재정상황을 가늠하는 4개 지수 가운데 유일하게 ‘낙관적 기대’를 유지했다.

가계가 경제상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가늠하는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각각 14포인트, 12포인트씩 떨어졌다. 두 지수는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0~5포인트 가량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번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소비자물가 인식은 나란히 2.5%로 나타나 각각 전월과 같거나 0.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은 공공요금(62.2%), 집세(43.9%) 등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는 메르스 사태의 분수령으로 꼽히던 6월11~18일에 이뤄졌고, 조사대상 가운데 2017가구가 응답했다.

출처: 2015.6.25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