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Peru La Solidaria geisha washed
솔리다리아가 주는 매력은 <완연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완연한 복숭아와 감도는 얼그레이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자스민과 아카시아. 이만큼 완연한 커피가 또 있을까요? 청년기에 이른 게이샤나무가 빚어낸 완연한 게이샤를 즐겨주세요.
솔리다리아가 주는 매력은 <완연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완연한 복숭아와 감도는 얼그레이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자스민과 아카시아. 이만큼 완연한 커피가 또 있을까요? 청년기에 이른 게이샤나무가 빚어낸 완연한 게이샤를 즐겨주세요.
PERU COFFEE PROJECT 08
Peru La Solidaria geisha washed
이로써 페루 게이샤 3종이 완성되었습니다.
정동욱 : 커피나무의 수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하셔서 참 반가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어린 나무에서 재배된 커피와 수령이 오래된 나무의 그것은 참 다를 텐데 말이죠. 로스터의 입장에서도 또 커피를 즐기시는 애호가의 입장에서도 이런 부분은 흥미로운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음. 커피나무의 생애랄까요? 그 사이클에 대해서 한번 설명해 주시죠.
송호석 : 네. 커피나무는 3년생부터 꽃이 핍니다. 1-2년생의 어린 나무도 꽃이 가끔 피지만, 결실을 위한 ‘상업적 생산’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3년생부터는 체리의 생산이 가능합니다. 물론 첫 생산물은 향과 맛이 완성되었다기보다는 ‘연습’에 가까운 결실이어서 ‘맛과 향’도 조금은 서투른 결과가 보이는 경유가 많습니다. 그래서 1-4년생을 유년기, 4-7년생을 청년기, 8-10년을 장년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의 커피나무는 생산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다소 나무 같은 부정적 향미가 나타나기에 나무를 잘라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산국에서는 나무 간의 수령 차를 둬서 오래된 나무가 잘라진 이후에도 비슷한 생산량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합니다.
정동욱 : 서투른 맛과 향이라니 정말 재밌습니다. 플레이버의 관점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해 주신다면요?
송호석 : 유년기의 커피나무는 커피의 꽃을 피우는 연습과 체리를 맺는 연습의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향과 맛은 ‘허브’같은 풀의 뉘앙스가 강하고, 다른 향의 강도가 다소 약한 것이 특징입니다. 청년기의 커피나무는 꽃이 가장 왕성하게 피는 시기로 그에 따라 체리의 결실도 가장 왕성합니다. 이에 따라 맛과 향이 완성되기 시작하며, 5년생부터 7년생까지를 가장 맛있는 커피가 완성되는 시기로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물론 국가마다 기후마다 품종마다 변수가 매우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장년기의 커피나무는 꽃을 피우고, 체리를 맺는 것에 원숙해집니다. 그래서 커피의 향과 맛도 매우 안정적이며, 완연하게 퍼지는 품종과 떼루아를 듬뿍 담고 있는 커피가 완성됩니다.
정동욱 : 우리가 이번에 다루게 되는 솔리다이라 게이샤의 경우엔 수령이 어떻게 되는지요? 그리고 수령과 커피의 플레이버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대목이 있을까요? 페루 프로젝트 여덟 번째 커피를 소개해 주시죠.
송호석 : 이 커피를 처음 만난 건 2019년 수확물이었습니다. 3년생 게이샤에서 완성된 생산량 3백의 소중한 커피였습니다. ‘허브처럼 풋풋하고, 아직은 향과 맛이 아주 여린 느낌의 커피’였지만, ‘게이샤’임을 분명히 나타내는 모습이 참 대견했습니다. 그 후로 2020, 2021 두 해가 지났고, 향과 맛이 완성되기 시작했습니다. 2021 솔리다리아는 5년생이 되었고, 그 어느 나라의 게이샤와 비교하더라도 밀리지 않는 게이샤 특유의 맛과 향이 완성되었습니다. 청년기의 솔리다리아는 황도 같은 단맛과 완연한 재스민 그리고 아카시아까지 느껴집니다.
정동욱 : 네. 이 커피를 대구 노다웃에서 맛보고는 너무 놀라서 연락을 드렸었죠. 교수님. 열두 종류의 페루 커피를 계획했는데 벌써 여덟 번째네요. 프로젝트가 끝나기 전에 오프라인 모임을 한번 하면 좋겠어요.
송호석 : 저희 프로젝트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곧 날짜를 잡고 맛있는 커피와 재미있는 커피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곧 뵙겠습니다!!
워시드 프로세싱을 진행하는 수조.
Region : La coipa, Cajamarca
Altitude : 1,800m
Variety : Geisha
Process : Washed
복숭아, 아카시아, 오렌지, 케인슈거
송호석 : 솔리다리아가 주는 매력은 <완연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완연한 복숭아와 감도는 얼그레이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자스민과 아카시아. 이만큼 완연한 커피가 또 있을까요? 청년기에 이른 게이샤나무가 빚어낸 완연한 게이샤를 즐겨주세요. 이 커피 한 잔으로 충분히 행복하시기를.
정동욱 : 아름다운 커피 한 잔 이 주는 유익이야 너무 많겠지만요. 저는 바로 오늘, 이 순간에 머물게 해 준다는 측면이 가장 큰 유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미 없는 미련과 헛된 망상에서 잠시 해방되는 것입니다. 의식을 깨우는 일이며 비로소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일입니다. 이 커피를 맛보며 저는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워시드 게이샤입니다. 가장 우아한 커피입니다.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커피입니다. 오늘도 안녕히.
Geisha From Peru
Geisha From Peru
페루의 커피들을 다루어보고 있습니다. 견과류와 초콜릿톤의 단맛 정도로 단조롭게 인식되던 페루라는 오리진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품종, 고도, 가공 방식 등등 오히려 커피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페루 커피 안에서 다뤄보면서 커피를 새롭게 공부하는 기분도 들어 개인적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게이샤라는 화려한 품종과 다소 차분하게 느껴지는 페루라는 오리진의 조합은 다소 생경했습니다.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달까요. 세 가지 게이샤를 다루었습니다. 서로 다른 프로세싱의 게이샤들. 글쎄요. 로스터로서 페루의 커피들 그리고 페루의 게이샤들은 참 다정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렵게 캐릭터를 찾아내야 한다기 보니 가만히 손 내밀어 주는 느낌이랄까요. 더욱이 세 가지의 게이샤는 가진 것이 참 많은 커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힘차게 터지는 파핑 소리와 꽉 차있는 플레이버가 커피가 자란 나무를, 그 토양을, 떼루아를, 페루라는 국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페루 커피 프로젝트(PCP)는 총 12종의 페루 커피를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그중 06, 07, 08번의 게이샤 커피들만 따로 모아 패키지로 구성을 해 보았습니다. 페루의 게이샤를 그리고 프로세싱에 따른 플레이버의 변화를 느끼시기에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