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마마카타 티피카 | Panama Mamacata Typica
파나마 마마카타 티피카 | Panama Mamacata Typica
샘플링 중이던 커피 한 잔이 예쁘게 자기 모습을 보여줄 때, 그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고 비로소 행복이라 느껴질 때, 어쩌면 나는 살려고 커피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한다. 여러 감정들에 조금 지쳤던 모양이다. 누군가의 사랑이 누군가에게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손님을 보고 급작스레 정차하는 택시처럼 살려고 하는 일조차 타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Panama Mamacata Typica
variety : typica
processing : washed
altutude : 1,600
region : alto quiel, boquete
레몬그라스, 자두, 살구, 바닐라
하루키의 소확행을 인용하자면, 커피는 ‘작지만 확실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가끔은 사는 것이 이유도 모르는 책임만 늘어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는 무슨 빚을 그렇게도 지고 살았나 싶은 거죠. 아름다움에 천착하는 이유는 그러한 삶에서 유일하게 삶의 이유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중 커피는 가장 손쉽게 취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고요. 오늘도 안녕히.
2022년 4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