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음 2025
애써 찾기보다 그저 만나게 되는 인연이 좋죠. 하고많은 커피를 샘플링하던 중에 이 커피를 맛보는 순간, 봄을 떠올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내년 봄내음으로 소개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봄을 기다렸다면 이해하시겠습니까? 로스터의 시간은 커피로 흘러갑니다. 계절의 변화를 로스팅 과정에서 느끼고, 또한 계절의 변화를 커피로 표현하면서 말입니다. 커피의 향은 우리에게 어떤 심상을 전달합니다. 향기는 기억이니까요. 이 커피가 우리를 각자의 기억으로, 각자의 봄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Ethiopia Yirgacheffe Botabaa
보타바
지역 : SNNPR Region, Gedeo Zone
고도 : 1,900 – 2,100 masl
품종 : Heirloom Ethiopian Varieties
가공 : Washed
플로럴, 아카시아, 베르가못, 감귤, 복숭아, 꿀
순간 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또 금방이라도 설레는 기분이 되어 마음으로 웃고 있다가, 문득 무엇이 그리도 설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아니, 봄이 오면 산에도 가고, 헬스장 말고 바깥에서도 뛸 수 있고, 바다도 보러 가고 그럴 수 있잖아. 올해 다루게 될 커피들도 얼마나 많은데. 로스팅도 그사이 또 많이 달라졌거든. 그걸 하나하나 살펴 가며 그래 여기서 오늘의 커피로 만들 생각을 하면 벌써 기분이 좋아. 할타보카도 곧 방학이 끝나겠지? 올핸 또 좀 다녀보고 싶어. 다른 곳 커피는 어떤지 다시 좀 궁금해졌거든. 하고 싶은 게 많아.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그러니까 말이야. 행복이란 대단히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거지. 그러니 기다리지 말고, 다가갈 것. 고민하기보다 행동할 것. 오늘도 안녕히. 2025년 2월 19일
✅ 에티오피아 보타바, 봄내음
이번 커피의 워시드 가공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커피체리의 과육을 제거(펄핑)한 후 3단계에 걸친 밀도 분리를 통해, 가장 높은 밀도의 파치먼트를 선별합니다. 이후 파치먼트는 발효 탱크에서 24~36시간 동안 발효되고 그동안에는 2, 3번 정도 물을 교체합니다. 이후 점액질을 깨끗하게 세척하여 15~18일 동안 아프리칸 베드에서 수분율이 11%이하가 될 때까지 건조합니다. 건조 과정에서는 균일한 건조를 위해 낮에는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고, 자주 뒤집어주며 건조 기간 전체에 걸쳐 결점두를 제거합니다.
작년 겨울 샘플링 과정에서 느낀 시트릭 계열의 노란 산미와 향긋한 꽃향기는 이 커피를 봄 커피로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을 만큼 봄을 연상시킵니다. ‘봄’이라는 이미지나 인상을 표현하는 방식으로의 로스팅을 의도한 만큼, 커피를 드시는 분께도 이 커피를 통해 저희의 봄내음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 ‘보타바’는 지역이나 농장 이름이 아닌 셀렉션의 이름으로 에티오피아어로 Ababa Bota, ‘나일의 정원’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생두 정보]
베르데 트레이드 VERDE TRADE
EK43 12
95도- (디개싱에 따라 온도를 낮춰주세요)
*10일 뒤부터 드세요.
16.5(coffee) - 264(water) X16
TDS 1.34%
Yield 18.6%
Color 92.5
2025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