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커피를 해마다 다룬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보면, 물론 품질이 좋고 수요가 꾸준하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이 커피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와이칸. 저희 라인업에서 이 커피가 보이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죠. 네. 돌아왔습니다. 와이칸 2022.
Guatemala Waykan 2022
지역 : Huehuetenango
고도 : 1100–1800m
품종 : Typica, Caturra, Bourbon, Catuai, Paches
가공 : Fully Washed
체리, 바닐라, 브라운슈가
고도 범위가 넓은 이유는 다양한 농장의 커피가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품종이 다양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소농들의 커피에 와이칸이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 와이칸이라는 이름으로 커피가 만들어지기까지 거쳐간 사람들과 와이칸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커피는 그렇게 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도 안녕히.
추출가이드
아무래도 미디엄 로스팅 커피다 보니 라이트 로스팅 커피에 사용하는 분쇄보다는 굵게 조정해 주어야 합니다. 작업실에서는 말코닉 탄자니아를 사용하는데요, 6.25가 라이트 로스팅 기준이라면 미디엄은 6.75로 분쇄해 줍니다. 물론 이 숫자는 영점 조정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니 절댓값은 의미가 없고요, 0.5 포인트 굵게 조정한다는 그 상대값만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젠 물컨디션이 알칼리니티대 경도 비율이 경도가 더 높은 쪽이어서 보통의 15배수 레시피보다 약간 줄여주었습니다. 16그램 커피에 240그램의 물을 부어주는 것이 일반적인 저희 레시피인데, 원두를 16.3그램으로 늘려주고 물의 양은 그대로 240을 부어주는 것이죠. 다소 묽고 초콜렛티하던 와이칸이 바닐라의 부드러운 단향과 체리톤의 산미까지 잘 느껴졌습니다. 추출비만 조정해 주어도 원하는 커피에 보다 가까워집니다. 와이칸은 스펙트럼이 넓은 커피입니다. 다양하게 추출해 보시며 여러 모습의 와이칸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2022년 8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