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동 고양이
남태현 개인전
남태현 개인전
전시 안내
지금도 차 트렁크에 사료가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네. 지금은 습식이 있어요. 그게 더 좋거든요. 고양이들이 수분 섭취가 어렵다 하더라고요. 건식을 준다면,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두 고양이가 성격이 달랐어요. 노란색 고양이와 고등어 색깔 고양이가 있었는데, 노랑이는 낯을 가려서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갔거든요. 고등어는 사람에게 잘 다가왔고요. 사람이 만져주는 것을 좋아했어요. 언젠가 고등어가 다른 짝꿍을 만나 떠나고 노랑이만 남게 되었죠. 고양이들은 갑자기 사라져요.
폐가의 풀은 무성하게 자란다. 그래도 노랑이는 남았고, 그러다가 노랑이도 사라지고, 폐가의 풀은 누군가에 의해 정리가 되고, 폐가의 펜스엔 ‘임대’라는 글자가 붙었다.
언젠가 사고로 죽은 고양이를 묻어준 이야기를 들었다. 아 이 사람은 진짜구나 하는 생각을 그 때 했던 것 같다. 그 뒤로 사진이 다르게 보였다. 남 작가님 사진 좋은 거야 그전에도 알았지만, 이건 조금 다른 ‘다름’이이었다. 나는 언제나 진리는 이미지의 이면에 있다고 믿는다. 사진 뒤에 서 있는 작가님이 그 뒤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남태현 작가님의 ‘황남동 고양이’ 사진전을 준비했다. 아마도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전시 기획은 김석민 디렉터가 수고해 주었다. 이 분도 고등학생 시절부터 우리 매장에 오던 손님. 긴 시간이 주는 이야기는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오랜 시간 고양이를 관찰해 오신 작가님의 작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