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mbia El Faldon x Ethiopia Goyo
컵노트는 가장 크게 써두었으니 못 보시는 분들은 없겠죠? 뉴크랍 콜롬비아를 샘플링하며 아니 그보다 더 이전부터 이 커피를 생각했습니다. 올해는 꼭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도 했고요. 네. 이 커피는 따뜻하고 포근하며 향기롭습니다. 어느 날엔가 문득 느껴진 봄내음처럼 말입니다. 봄내음은 어디서 어떤 형태로 오는지, 또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을 커피로, 텍스트로, 이미지로 표현해 보았고요. 네. 비로소 봄내음입니다.
포근한 바람 같기도, 움트는 새싹의 내음 혹은 이르게 핀 봄꽃의 향기, 비로소 따뜻한 햇빛의 온도. 그리하여 우리에게 다시 봄이 찾아왔음을, 그렇게 우리는 아직 살아있음을, 그 어떤 희망으로 올해를 시작해 볼 수 있음을. 오늘도 안녕히.
뉴크랍 콜롬비아에서 봄을 느낍니다. 그 생글생글한 산미에서 말이죠. 콜롬비아와 에티오피아의 블렌딩은 풀지 못한 염원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요. 우리는 우리의 선택으로 살아가는 것일까요? 그것이 과거의 내가 내린 결론이든, 보이지 않는 존재의 개입이든 이미 정해진 대로 사는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봄내음 2023은 불가피했습니다. 여러 이유들로 말이죠.
봄내음은 그저 봄내음이라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았더니 생각보다 문의가 많아서요. 네. 로스팅은 기본적으로 저희가 평소 라이트 로스팅으로 소개하는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뉴크랍 콜롬비아의 선명한 산미에서 화사한 꽃향기가 에티오피아 고요에서 라벤더 느낌의 꽃향기가 함께 느껴집니다. 시트릭과 말린 과일 톤이 어우지러며 미들을 받쳐주고요, 달큰한 느낌으로 마무리됩니다. 따뜻한 봄날의 느낌이 딱 떠오른 순간에 샘플링을 마쳤습니다.
봄을 선물한다는 것. 우리 삶이 풍요로워지는 방법은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까요. 봄을 선물해 보는 일, 추천드립니다. 어색하신 분들은 시크하게 ‘오다 주었다.’ 이렇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오늘도 안녕히.
2023년 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