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풍경
A Strange Scenery
재스민, 아카시아, 레몬그라스, 복숭아, 만다린
이 커피는 파나마 카르멘 게이샤입니다. 110g의 가격은 9천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생두 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정상적인 단가는 4만 원 전후가 되어야 합니다. 이 커피를 작업하며 파나마 게이샤는 왜 비싼지? 그리고 우리가 지불하는 그 금액에는 어떤 기대감이 내제되어 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1 최고의 커피
이상적인 파나마 게이샤는 가히 최고의 커피라고 명명해도 무방합니다. 신의 얼굴을 보았다는 수사는 적어도 그 감정을 느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절대 과정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향기들과 선명한 산미와 매끈한 질감을 모두 갖춘 커피는 흔치 않죠. 그런 커피는 모든 사람이 원합니다. 그리고 그런 커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비쌉니다.
#2 괴리
2023년의 파나마 카르멘 게이샤는 정말 신의 얼굴을 잠깐 보고 온 듯했습니다. 관념으로 가지고 있던 게이샤라는 품종의 이상은 본 듯했고, 그렇기에 그만한 가격이 납득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농장, 같은 품종의 커피지만 2024년의 카르멘은 달랐습니다. 기대감을 배제하고 보면 분명 맛있고 좋은 커피인데,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하는 기대감이 개입하는 순간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커피를 제대로 보기 어려울 만큼 말이죠.
#3 재평가
생두 코스트나 이전의 좋았던 기억을 모두 배제하고 평가해 봅시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죠. 그 가치를 금액으로도 환산해 보고, 자기의 언어로 서술도 해 봅시다. 이름이나 가격, 특히 자신에게 속지 말고 그저 커피가 보여주는 그 모습 그대로 말입니다. 자. 판매 가격은 저희가 최종적으로 평가한 금액의 절반으로 책정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에게 드리는 질문입니다. 오늘도 안녕히.
Panama Carmen Geisha 2024
카르멘 게이샤
지역 : Volcan, Chiriqui
고도 : 1,600~1,700 masl
품종 : Geisha
가공 : Washed
EK43 12
96도- (디개싱에 따라 온도를 낮춰주세요)
*7일 뒤부터 드세요.
16.5(coffee) - 264(water) X16
TDS 1.31%
Yield 18.3%
Color 96.3
2025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