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명 : El Laurel #1
농장주 : Daniel Ramirez
지역 : Las Delicias, Danli, El Paraiso
재배고도 : 1,460m
품종 : Parainema
가공방식 : Washed
레몬그라스, 천도복숭아, 자스민, 사과
이 독특한 품종을 참 좋아합니다. 게이샤처럼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참 곱 고 아름다운 커피입니다. 그래서인지 샘플 로스팅이 길어졌습니다. 오해 없 이 전해지길, 오독 없이 읽히길 바랐습니다. 그러게요. 그대로 전달한다는 것 말입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눈으로, 각자의 세상을 바 라보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부디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안녕히.
추출가이드
Brewing : 15g - 240g(16배수) I Espresso : 19.5g - 42g(2.15배수)
자극적이지 않을 만큼 굵은 분쇄로, 캐릭터가 충분히 느껴질 만큼 고운 분쇄로.
다만 날씨가 추울 땐, 조금 더 곱게 분쇄해서 충분히 추출해 주는 것이 좋음.
파라이네마(Parainema) 품종, 지난 몇 년간 엘 로렐 혹은 라우렐(El Laurel)이란 이름으로 다루었던 커피. 게이샤의 시대에, 파카마라, 시드라, 티피카 메호라도 등과 함께 게이샤만큼이나 관심이 가고 기대가 되는 품종. 뭐 병충해에 강하고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좋은 품질을 보여주고 수확도 나쁘지 않은, 사치모르 계열의 온두라스 IHCAFE에서 개발된 품종.
로스터로서 파라이네마는, 생두의 조직이 약해 쉽게 열을 먹는 타입으로 자칫하면 지나치게 산미가 강하고 강한 산미로 인해 쓴맛까지 쉽게 유발되는 커피이다. 겉은 열을 쉽게 먹는데, 코어까지의 열전달은 그와는 또 달라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적절하게 로스팅이 되면, 싱그러운 꽃향기와 열대과일톤의 단맛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올해 다루는 El Laurel #1은 리브레 사이트에서 금방 품절된 품목인데 운 좋게 두 박스 구입을 해서 이제 시작해 볼까 한다. 샘플 로스팅을 두 번 진행하며 예전 프로파일들을 찾아봤는데, 나열된 숫자들에서 그 당시의 고민들을 읽었다. 오늘 세컨 배치에서 그때 풀지 못했던 고민 하나를 해결해, (아무래도)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게. 가끔은 왜 쓰는지도 모르고 쓴다. 뭐 왜 사는지도 모르니 이상할 일은 아니다. 그래도 더디지만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일 수 있겠다.
근래 그런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잘하고 있는 걸까? 더 잘할 순 없는 걸까?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잘해야 하는 걸까? 같은. 그런데 아무리 고민해도 잘 모르겠다. 모르겠으니 일단 잘하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로스팅의 목표치를 더 높게 잡고, 추출 디테일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왜냐하면 속이 아프면 아무래도 타협하게 되니까) 뭐 그런 일들 말이다. 엘 라우렐, 그러니까 잘 해보겠다는 이야기다. 내일 세 번째 샘플 로스팅 후에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만 더 확인하면 된다. 오늘도 안녕히.
2022년 12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