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2025
1. 의도
이미지나 소리 혹은 어떤 색이나 형태를 커피로 표현한다면 어떨까? 로스터에게 커피는 대체로 목표가 되지만 가끔은 이렇게 수단이 되기도 한다. 커피의 향미가 단어가 되고 물감이 되어서 그렇게. 2015년부터 이어오는 이 작업은 여름밤이라는 이미지를 보다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이어져왔다. 알록달록한 커피. 여름밤은 그렇게 컬러풀한 커피를 매칭해왔다. 그것은 하나의 귀결이며, 로스터의 의식을 반영한다. 그것이 해를 반복하며 레이어가 더 두터워지는 것. 자. 커피를 통해 어떤 시간이, 어떤 이미지가, 혹 누군가가 떠오른다면 이 작업은 우선 성공이다. 그것은 우리가 조금 다른 차원에서 커피를 즐기는 방법이 되어 줄 것이다.
2. 결과
여름이 오는 소리는 요란하다. 저가 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한다는 듯이. 혹여 무심한 누군가 모른 채 살까 봐 변덕도 부려본다. 나는 그 모든 소란이 피곤하게 느껴져 가만히 몸을 웅크린 채 그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꼴깍. 가끔 찬물이나 급하게 삼키며. 깜빡.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견디는 것은 아무래도 힘든 일이다. 개연성 없는 꿈을 온몸으로 꾸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 보니 해는 지고 어슴푸레 석양이 짙어지고 있었다. 여름밤. 여름도 잠을 자는 시간.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했다. 미지근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이게 제법 시원하게 느껴져 기분이 좋다. 완벽한 그러데이션의 하늘과 낮보다 활기찬 거리의 불빛은 알록달록, 알록달록이다. 이대로 계속 걷고 싶다. 밤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또 금세 들뜬 기분이 되어 가볍게 달려 본다. 에어팟으로 들려오는 음악의 비트에 케이던스를 맞춘다. 빨라졌다 느려졌다, 상관없다. 여름밤은 기록되지 않으니까. 어렴풋이 기억될 뿐이니까. 다만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다면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오늘도 안녕히.
Colombia La Esperanza Mandela N
만델라
지역 : Trujillo, Valle Del Cauca
고도 : 1,430m ~ 1,760m
품종 : Mandela
가공 : Natural
패션프루트, 파인애플, 구아바, 체리, 내추럴 와인
✔️ 카페그랑하 라 에스페란자
올해 소개하는 카페 그랑하 라 에스페란자(Café Granja La Esperanza, 이하 CGLE)의 두 번째 커피입니다. CGLE는 1945년 시작한 커피 생산 농장 그룹으로 5개의 주요 농장과 위성 커피 생산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섯 개의 주요 농장 중, 이번 커피는 라 에스페란자 농장에서 생산되었습니다. 라 에스페란자 농장은 1990년대 후반 CGLE가 유기농 재배 전환을 추진할 당시 인수하였으며 오늘날까지도 유기농 관리와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 만델라 품종
만델라 품종은 카페 그랑하에서 몇 가지의 품종을 교배하여 개발한 품종으로 생산성 향상과 컵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만델라는 라 에스페란자 농장에서 주로 재배되며 와인처럼 진한 과일 향이 인상적이라는 특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K43 12
93도- (디개싱에 따라 온도를 낮춰주세요)
Brew Time 2’40”
*7일 뒤부터 드세요.
16.5(coffee) - 264(water) X16
TDS 1.35%
Yield 19.17%
Color 100
2025년 7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