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다테하 농장의 옥션랏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쁜 마음입니다. 이렇게 쓰면 되게 상투적인데 진짜 그런 마음입니다. 올해도 @coffeemontage 에서 낙찰을 받아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매번 옥션랏을 포함한 고가의 커피들을 샘플링할 때는, 진짜 이번에는 정말정말 끝내주는 커피를 만들어 봐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비싼 재료를 버리다가 지치고 또 고가 커피들은 생두 확보 자체가 적은 양이기에 남은 양도 신경 쓰이고 해서 마지막엔 늘 처음 같지 않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작할 때는 늘 같은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정말정말정말 정말 끝내주는 커피를 만들어야지.
이번 커피는 게이샤 품종이고 가공 방식은 무산소 내추럴입니다. 아무래도 가공 방식이 주는 영향이 보다 직관적이고 또 선명할 것 같아서 적절한 발현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산소 내추럴과 게이샤 품종이 만나니 향미가 아주 독특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포도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 라벤더톤의 플로럴과 복합적인 과일 톤이 함께 느껴져 즐거움을 넘어 어떤 영감을 전달해 주는 커피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네. 다테하 농장의 커피는 제게 브라질 커피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니까 이 커피는 브라질 커피가 아니라 다테하 농장의 커피인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있지요. 조건과 배경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 것들, 혹은 사람들. 몇 마디 말이나 척하는 얕은 행동으로 흉내 낼 수 없는 본질적인 가치들 말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사하고요. 네.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이번 작업의 목표였습니다. 부디 아름답길 바라며, 오늘도 안녕히.
2023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