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mbia La Parcela Stripe Bourbon Anaerobic Semi Washed
라 파르셀라 스트라이프 버번
지역 : Acevedo, Huila
고도 : 1,670 masl
품종 : Stripe Bourbon
가공 : Anaerobic Semi Washed
금목서, 백포도, 딸기, 크렌베리, 망고
달콤한 꽃향기와 경쾌한 산미가 어우러져 저의 미각과 후각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순간 가슴이 뛰고 정체 모를 감정에 사로잡힙니다. 컵노트 하나 떠올려 보기도 전에 감정이 먼저 움직이는 겁니다. 예쁘다. 분석하기보다 반응하게 되고 이해하기보다 사랑하게 되는 커피랄까요. 분쇄된 커피 위로 뜨거운 물이 부어질 때 달콤한 금목서의 향기가, 입안을 가득 머금은 이 신비로운 액체에서 백포도와 딸기의 산미가, 커피가 목뒤로 넘어간 뒤에도 입안 가득 크랜베리와 망고의 단향이. 그러게요. 향기가 이렇게나 사람을 설레게 하네요. 오늘도 안녕히.
✅ 스트라이프 버번(Stripe Bourbon)
스트라이프 버번은 버번의 자연적 돌연변이로 생두 표면에 옅은 선이 보여 이러한 이름을 갖습니다. 스트라이프 버번의 체리 과육은 다른 체리보다 수치상으로도, 관능적으로도 당도가 높아 가공하기에 유리한 품종이라고 합니다. 이번 커피는 콜롬비아 후일라 지역의 농장주 에르난 칼데론이 운영하는 라 파르셀라 농장에서 생산되었습니다. 에르난은 소규모 실험 농장을 통해 다양한 품종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 현재 스트라이프 버번은 핑크 버번과 마찬가지로 학계에서 정식 품종으로 인정받지 못한 품종입니다.
✅ ‘무산소 세미 워시드’
이번 커피의 가공 방식은 일반적인 가공과 조금 다릅니다. 먼저 커피 체리를 5일간 산소를 차단한 무산소 상태에서 발효합니다. 이후 과육을 제거(펄핑)한 뒤 아프리킨 베드에서 점액질을 남긴 채로 11일간 건조합니다. 무산소 발효를 거쳤기에 ‘무산소’가, 점액질을 남긴 채로 건조했기에 ‘세미 워시드’라고 명명합니다.
무산소 발효의 시작은 산소를 차단하여 산화를 막기 위함입니다. 이때 사용하는 용기는 생산국, 생산 농장에 따라 다르지만 내압 스테인리스 용기나 플라스틱 용기 등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용기에 점액질이 붙어 있는 파치먼트를 담아 발효를 진행하는데요, 산소가 제한된 환경에서 미생물은 점액질의 당분을 먹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부산물을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밀폐된 용기 속에서 발효가 진행되면 커피는 이산화탄소에 둘러싸인 상태가 되며, 이 상태에서는 미생물의 활동과 발효속도가 느려져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공 방식은 한 번에 생산되는 양이 적고, 일반적인 가공법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이룹니다. 무산소 발효는 그 자체로 특정한 향미를 만들지는 않지만, 무산소 환경을 조성하고 그 상태에서 첨가물이나 미생물을 투입하는 방식을 통해 더욱 다양한 가공법이 생겨납니다. 이러한 무산소 발효는 시간 관리가 중요한데요. 적절한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과발효나 과소발효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에서 가공은 자연이 만든 결과물에 인간의 노력이 더해진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습니다. 섬세하게 가공된 이번 커피에서는 당도 높은 버번의 산미와 단맛이 가공을 통해 증폭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 자료]
케네스 데이비즈. 『21세기 커피』. 최익창 (역). 커피리브레, 2023
커피플레이스 아카이브- 페루 프로젝트 04, 05
[품종 정보]
류빈스 커피 Ryu Beans Coffee @ryubeans__
EK43 12
96도- (디개싱에 따라 온도를 낮춰주세요)
*7일 뒤부터 드세요.
16.5(coffee) - 264(water) X16
TDS 1.46%
Yield 20.90%
Color 96.4
2025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