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P "LIVE"
페루에서 온 소식. 커피를 둘러싼 이야기들
페루에서 온 소식. 커피를 둘러싼 이야기들
PCP "LIVE"
PCP “Live” 1
송 교수님이 페루에서 소식을 보내오셨습니다. 우리가 만든 세로아줄 게이샤와 솔리다리아 게이샤 드립백이 그 커피를 재배한 농장주에게 전달되었네요. 아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페루에서 한국까지 온 커피가 다시 페루로.. 네. 페루의 소식들을 몇 차례 더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세요.
정동욱 : 교수님 거기서도 안녕하시죠? 페루에서 페루 이야기를 들려주시게 되었네요. 시작도 하기 전부터 재밌네요. 우선 한국에서 페루까지의 여정을 들려주세요. 페루까진 얼마나 걸리나요?
송호석 : 오랜만에 페루는 여전합니다. 7월 18일 오후 7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미국 LA에 7월 18일 오후 3시 20분(미국시간) 도착해서 다시 오후 7시 55분 비행기를 타고 페루의 수도 리마에 7월 19일 오전 6:35분 도착했어요. 비행기만 꼬박 21-22시간 타고 따지고 보면 이틀이 꼬박 걸렸어요. 지금은 다시 리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20분 떨어진 치클라요라는 도시에서 또 차를 타고 6시간 달려 하엔(Jaen)이라는 커피 도시에 도착을 해 있습니다. 오랜만에 와도 새삼 너무너무 머네요. 하하
정동욱 : 올해 페루 작황은 어떤가요? 가서 보시니 느낌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송호석 : 올해 페루는 30년 만에 불어닥친 한파로 예년보다 30%나 적은 수확량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사랑하는 ‘솔리다리아 게이샤’와 ‘세로아줄 게이샤 내추럴’ 모두 작년에 비해 반정도 적은양만 생산이 되었습니다.
정동욱 : 프로젝트에서 다뤘던 커피를 그 커피의 농장주에게 드리셨더라고요. 아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송호석 : 어제 정말정말 만나고 싶던 ‘세로아줄’의 에프라인을 만났고, 세로아줄도 방문했습니다. ‘솔리다리아’ 아가피토도 만났구요. 오늘은 ‘엘 쉬미르’의 프레디 가족을 만납니다. 페루 커피 프로젝트를 아껴주시는 분들을 위해 커피플레이스의 드립백을 가져와서 선물했어요. 아이처럼 기뻐하는 생산자들을 보며 저도 참 행복했습니다. 확실히 커피는 생산자의 얼굴을 알고 이야기 하고 함께 호흡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새삼 느끼고 또 느낍니다.
정동욱 : 앞으로의 일정을 소개해 주세요.
송호석 : 저는 오늘까지는 북쪽 하엔인근 농장을 방문하고, 내일은 2022년 새로운 커피들을 커핑합니다. 그리고 더 북쪽의 산 이그나시오로 이동해 커피들을 맛보고 생산자를 만날 계획이구요. 그 후로는 남쪽의 쿠스코(마추픽추가 있는 곳)로 이동해 치리로마 농장의 에드윈과 함께 한국의 누룩울 넣은 발효실험을 진행하고, 맥주 이스트를 접종한 커피들을 만들어 볼 것 같아요. 너무 기대가 되는 날들인데, 벌써 체력적으로 힘드네요. 하하. 많은 응원부탁드립니다.
PCP “Live” 2
와. 정말 재밌네요. 이게 가능하다니요. 곧 다루게 될 페루 09번, 마라고지페가 재배된 치리로마 농장에 교수님이 가 계시네요. 농장주 애드윈 옆에요. 궁금한 걸 물어보면 교수님이 농장주에게 바로 물어봐 주시고는 애드윈의 대답도 전해주셨어요. 편집 없이 거의 그대로 옮겨봅니다. 페루커피프로젝트 “라이브”입니다.
정동욱 : (보내신 마라고지페 나무 사진을 본 후) 교수님. 마라고지페는 원래 생산량이 적나요?
송호석 : 나무가 재래종 돌연변이이다 보니, 티피카만큼이나 적어요.
정동욱 : 당연히 재배하는 곳이 적겠네요?
송호석 : 한 그루에 2kg의 씨앗만 얻을 수 있데요. 체리는 9kg 나오고요. 방금 앞에 있는 생산자에게 물어봤어요 하하.
정동욱 : 마라고지페 나무 옆에서 마라고지페 커피 이야기라뇨. 그럼 이렇게나 생산량이 적은 품종을 재배하는 이유가 뭘까요?
송호석 : 재배한다기보다는 농장에 오래된 나무가 있어서 시작이 된 것이고, 향과 맛이 특별하니까 조금씩 심는다고 말하네요- 키도 너무 크다 보니 수확도 정말 힘들어요.
정동욱 : 대규모의 상업적인 재배는 어렵겠네요? 그 왜 난쟁이 품종들도 있잖아요. 마라고지페는 키다리 품종이라고 해야 할까요?ㅎㅎ
송호석 : 자꾸 물어보니 재미난 이야기 많이 해주네요. 하하.
1.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품종이랍니다. 효율이 안 나온데요.
2. 키다리 품종의 계보를 잇는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티피카 버번 같은 재래종이 다 그렇죠!!
3. 마라고지페도 돌연변이인데, 브론즈팁과 그린팁이 모두 있데요. 근데 그린팁이 점수가 훨씬 높데요. 브론즈팁은 내추럴을 하면 좋고, 워시드가 별로래요.
정동욱 : 3번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워요!! 그린팁 브론즈팁에 대해선 게이샤 품종에서나 디테일을 살핀다고 생각했나 봐요 제가. 이번에 아홉 번째 페루가 이 농장의 마라고지페잖아요? 그리고 워시드고요. 그럼 그린팁이라고 보면 될까요?
송호석 : 네- 그렇답니다.
정동욱 :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그 커피를 재배하시는 선생님은 그 커피의 맛을 어떻게 인식하고 계신가요?
송호석 : 플로럴 하고, 강한 딸기 뉘앙스, 블랙베리, 라즈베리 같고 쥬시하데요. 그리고 인산의 뉘앙스, 컴플렉스, 크리미 바디. 이렇게 말해주네요.
정동욱 : 생각보다 구체적이네요? 재배하시는 분들은 커피를 컵으로 이해하고 계시지 않다? 이런 오해가 있었나 봐요.
송호석 : 애드윈은 이 동네에서(?) 페루에서 꽤 유명한 커퍼에요. CoE 저지도 계속하고, 볼리비아에도 저지하러 가고.
정동욱 : 로스팅 잘해서 손님들께 맛있게 대접하겠다고 좋은 커피 재배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