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경주의 사랑》 김유림

이 작품의 제목은『경주의 사랑』입니다. 청춘 만화를 그림이나 칸 없이 글로 써내려간다면, 어떤 (이런) 느낌일까, 상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면 쓸수록, 이런 식으로 써도 괜찮다는 확신이 들었고, 경주를 꼭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도 강해졌습니다. 열두 개의 지면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더욱 절실했지요, 글을 마치기 전에, 커피를 다 마시기 전에 경주가 돌아와 주거나, 알아주거나, 뭐랄까, 설명해주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간절히 화가 나고, 따분했지요. 이런 감정을 느끼는 화자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죠, 일상은 지지부진하고, 사랑도 안 풀리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