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도 이리 아름다운 커피들은 꼭 제가 슬픈 감정일 때 찾아 옵니다. 차분히 생두를 살피고 수분과 밀도를 측정하고 재배환경을 조사한 뒤 적절한 프로파일을 설계하고서, 네 로스터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죠. 그 순간 말입니다. 그 벅찬 순간에 이 글을 씁니다. 아름다움이 위로가 되는 순간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페루 커피 프로젝트 I PERU COFFEE PROJECT #07
Peru Cerro Azul Geisha Natural
Region : Chirinos, Cajamarca
Altitude : 1,850m
Process : Single layered Natural (24days)
Variety : Geisha
블루베리, 라벤더, 베르가못, 꿀
송호석 : 세로 아줄은 스페인어로 ‘푸른 언덕’이란 뜻입니다. 이번 커피는 푸른 언덕 위에 흐드러지게 핀 보랏빛 꽃과 그 사이사이 열린 베리류 같은 풍경이랄까요? 처음 이 커피를 만났을 때 느꼈던 블루베리 콩포트 같은 뉘앙스와 베르가못이 어우러진 향미를 가진 커피였고, 무엇보다 내추럴 프로세스로 인한 부정적 향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웰 메이드 내추럴인 ‘세로 아줄 게이샤’를 자신있게 소개합니다. 이 한 잔의 커피로 여러분들이 조금 더 행복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동욱 : 내추럴 게이샤, 이 커피는 매우 우아합니다. 따뜻한 햇볕 같기도 하고 포근한 봄바람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향미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다 보면 글쎄요 참 행복해집니다. 저는 아무래도 커피가 참 좋습니다. 이 일이 주는 위로가 저를 또 일으켜 주니까요. 좋은 커피를 소개해 주신 송 교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안녕히.
2022년 5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