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dyfloss 2024
캔디플로스 2024
로즈마리, 오렌지꽃, 복숭아, 리치, 오렌지, 재스민
살던 대로 살아진다면야 우리가 굳이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날이 그날 같다면 말입니다. 인간이란 불완전한 우주에서 아름다움을 꿈꾸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존재의 근거가 되기도 하고 불행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살아야 할 이유와 살기 힘든 이유가 같은 욕망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존재의 역설이지요. 그렇지만 불행을 돌파하지 않은 행복이란 또 가볍기 그지없어서요. 아시지 않습니까. 스쳐 지나가는 행복이 주는 공허함 말입니다. 그러니 진정한 행복은 불행이란 레버리지를 필요로 합니다. 비로소 찾아낸 진리, 마침내 쟁취한 자유, 이윽고 다다른 아름다움. 그런 것들 말입니다.
올 한 해를 통틀어 가장 기대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캔디플로스 2024로 준비했습니다. 애초에 이 커피는 이렇게 사용하려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올 한 해만도 18종 내외의 에티오피아 커피를 다루었는데, 이 커피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향미도 그렇지만 생두의 물리적 컨디션도 많이 달랐어요. 그 다름을 이해하고 올바른 방법론을 구축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덕분에 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고요. 언젠가 꼭 한번 가봐야지 하던 마음속의 원더랜드로 다녀온 기분입니다. 네. 쉽지 않았습니다. 100킬로 준비를 했는데, 샘플링으로 30킬로 이상을 소진했거든요. 그래도, 그 비용 이상의 공부를 한 것 같아 아깝진 않습니다. 다만 올해 캔디플로스는 조금 이르게 소진될 것 같네요.
더할 나위 없이 애쓰고 살았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이거 그냥 지나가면 억울해서 나이라도 한 살 더 먹어야 할 것 같네요. 모두 그렇지 않습니까. 쉬운 생이 어디 있겠습니까. 애쓰셨습니다. 누구보다 자신이 자신에게 위로가 되고 선물이 되는 연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안녕히.
Ethiopia Guji Bishala Red Honey
비샬라 레드 허니
지역 : Oromia, Guji
고도 : 2,100 – 2,350 masl
품종 : Heirloom Ethiopian Varieties
가공 : Red Honey
EK43 12
96도- (디개싱에 따라 온도를 낮춰주세요)
16.5(coffee) - 264(water) X16
TDS 1.37%
Yield 18.74%
Color 88.1
2024년 1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