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온이 두레박을 끌어 올리자 바닥에 굵은 송곳구멍이 나서 물이 새고 있다. 에델은 두레박이 왜 또 이러냐고 짜증을 내며, 이건 분명 어느 못된 놈의 장난이라고 말한다. 집에 돌아와 발렌틴에게도 이 얘기를 한다.
다음 날 아침, 세 사람은 각자 일을 하러 나간다. 바스티온은 불꽃을 타고 마을 밖의 개풀밭으로 간다. 발렌틴은 사냥터로 나가고, 에델은 농부들의 일을 도우러 나간다.
바스티온이 풀밭에 도착하자 아벨 노인은 언덕 위 그늘에서 비늘개들이 풀을 뜯는 것을 보고 있다가 바스티온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바스티온은 아벨에게 개치기의 요령을 배우고 일을 시작한다. 아벨은 물가의 비늘개 둥지에 알을 살피러 간다. 바스티온은 개를 몰려 하지만 쉽지가 않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고생한다.
에델은 어느 농가에서 새끼줄을 꼬는 일을 하지만, 처음이라 잘 되지 않는다. 어린애가 하나 와서 그것도 못하냐고 구박을 한다. "나보다 여섯 살이나 많으면서 지금까지 새끼 한 번 안 꼬아 보고 뭐 했어요." 어른들이 지나가다가 그 꼴을 보고 볏짚을 옮겨 달라고 하고, 에델은 기쁘게 힘을 쓰러 간다. 점심 먹고 오래지 않아 일이 끝나고, 농부들은 수고했다며 육포와 새끼줄을 나누어 준다. 에델은 부러진 칼의 자루에 사슬을 걸어 허리 장식으로 만들려고 대장간에 간다. "저는 마을에 오래 있을 거니까 천천히 해 주세요." 대장장이 크로나는 일이 다 되면 값을 일러 주겠다고 한다. 에델은 오는 길에 연마가 끝난 바스티온의 칼을 가져온다.
발렌틴은 사냥터의 덫 놓은 자리에 도착한다. 풀숲의 덫 놓은 자리에서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헤치고 보자 무언가가 화식조를 끌고 후다닥 도망간다. 발렌틴은 도망간 무언가를 쫓아가지만 놓치고 만다. 그날은 허탕을 치고 기분이 나빠져서 울프가르를 찾아가지만 오두막은 비어 있다. 발렌틴은 기다리다가 집에 돌아온다.
바스티온이 개몰이에 여념이 없는데, 아벨이 씩씩거리며 돌아온다. 어느 놈인지가 비늘개 둥지를 파헤쳐 알을 깨 놓았다는 것이다. 바스티온은 근처의 야생짐승이 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한다. 아벨은 오랫동안 개를 쳐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한다. 어쩌다 두세 개 깨지는 일이야 있지만 한꺼번에 둥지가 몰살 당하는 일은 없다고. 올해 양견은 다 망쳤다며 한탄한다. 둥지가 그거 하나 밖에 없느냐고 묻자 아벨은 하나가 아니라 강변을 따라 있는 둥지들이 모조리 그렇게 됐다고 한다. 아벨은 요즘 나오는 벌레들의 짓으로 의심한다. 바스티온은 아벨에게 요즘 여기만이 아니라 비산트에서도 벌레가 나타났다며, 두 번이나 마주쳐 싸운 얘기를 한다. 아벨은 뭔가 수를 써야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한다.
세 사람이 저녁에 집에 모인다. 발렌틴은 에델이 받은 새끼줄을 말아서 과녁으로 삼아 활 연습을 할 요량이다. 바스티온은 칼이 벽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에델에게 대장간에 다녀왔느냐고 한다. 칼자루를 장식용으로 만들려고 맡겼다는 말을 듣고, 왜 이 김에 날을 새로 만들어 붙이지 않느냐고 한다. 세 사람은 각자 자기가 겪은 일들을 얘기하고, 마을 사람 중 누군가가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니면 벌레들이 덫, 비늘개 둥지, 두레박 등을 망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에델은 오늘 밤 우물 근처에 숨어서 지켜 보기로 한다. 바스티온은 집에서 등잔을 켜고 실피에나 통사를 읽는다. 발렌틴도 덫을 한 번 지켜 볼 생각으로 울프가르의 오두막에 가지만, 울프가르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와 어찌 할지 고민하다 잠든다. 바스티온은 에델을 깨우고 잔다.
에델은 잠결에 반사적으로 갑옷을 챙기다가 '아, 이게 아니지' 하고, 몽둥이만 챙겨 들고 그냥 우물로 간다. 두레박은 우물 안에 들어가 있다. 새끼줄 조각을 끼워서 수선하려고 꺼내 보니 이미 누군가가 고쳐 놨다. 도로 넣어 놓고 기다리는데 우물 속에서 첨벙 소리가 나고 두레박 줄이 흔들린다. 에델은 도르래를 마구 돌려 두레박을 끌어올리는데, 평소보다 아무래도 무겁다. 에델은 줄을 당겨 발로 밟고 몽둥이를 든다. 두레박줄은 추처럼 흔들리다가 떨린다. 에델은 안을 들여다 본다. 두레박 안에서 뭔가가 움직이지만 보이지 않아 몽둥이를 내려 놓고 더 끌어올리고, 안에 있던 무언가는 확 뛰어나와 우물가에 떨어진다. 에델은 화들짝 놀라 집으로 도망간다. 등 뒤에서는 알 수 없는 괴음이 들려온다.
에델은 문을 벌컥 열고 숨이 턱에 차서 집에 들어온다. 잠을 못 이루고 있던 발렌틴은 깜짝 놀란다. 바스티온도 따라 일어나서 칼을 챙기고, 발렌틴은 등잔을 든다. 셋은 집을 나서며 우물에서 나온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물가에 도착해 보니 "우물괴수"가 지나간 듯한 젖은 자국이 등잔 밑에 드러난다. 자국은 따라갈 수록 희미해지고, 어느 집 근처에서 끊어진다. 바스티온의 기억으로 그곳은 타야의 집이다. 집 밑의 공간으로 숨었는지 등잔을 비추어 보려는데 집 안에서 비명소리가 들린다. 세 사람은 서둘러 집 안에 들어간다. 타야의 도와달라는 외침을 듣고 그리로 달려가자, 개만한 크기의 무언가가 온 방안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바스티온은 순식간에 벌레를 도륙한다. 발렌틴은 타야의 상태를 살피고 가볍게 물린 정도라고 진단하지만, 사실은 넘어져 침대 모서리에 등을 다친 것이 진짜 큰 부상. 우물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점은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한다. 우물의 뚜껑이 닫혀 있는데, 강에 사는 놈들이 어떻게 들어왔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집의 문도 닫혀 있었는데 어디로 들어온 것인지?
발렌틴과 바스티온은 타야가 치료를 받는 사이 밖에서, 요즘 마을 주변의 괴상한 일들이 이런 벌레들에 의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을 한다. 에델은 타야의 상처에 붕대를 감고 안정시킨 뒤, 밖에 나와서 자기가 봤던 벌레는 훨씬 더 컸다고 주장한다. 바스티온은 깜깜한데 놀라서 착각한 것일 거라고 얘기한다. 마야는 놀라고 겁먹은 타야를 달래 준다고 방에 남는다. 에델은 에스트로에게 어떻게된 일인지를 설명해 주고, 감사 인사를 받는다. 바스티온은 에스트로에게 이건 마을 전체가 상의해야 할 얘기일 것 같다고 하고, 에스트로는 날이 밝는 대로 촌장을 찾아갈 테니 같이 가자 한다. 세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 잔다.
다음 날 아침 세 사람은 에스트로와 함께 촌장을 찾아가, 전날 밤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촌장은 놀라서 마을에 목책이라도 둘러야 하는 게 아니냐 하고, 문단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때 마을 아주머니가 한 명 와서 자기네 집도 괴물의 습격을 받아 다친 사람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촌장은 마을 회의를 소집한다.
마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촌장은 벌레의 습격을 알리며, 문단속을 잘 하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문단속만으로는 어려울 듯하니 뭔가 다른 생각이 없느냐 한다. 어떤 사람은 마을에 울타리를 치자고 한다. 바스티온은 벌레들의 소굴을 제거하지 않으면 대책이 되지 않는다며, 벌레의 본거지 수색 및 소탕에 자원한다. 사람들은 타야가 다쳐서 마을에 부상자를 치료할 사람이 없다고 걱정한다. 에델은 발렌틴이 대학에서 의술을 배웠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밝힌다(*). 촌장은 발렌틴에게 당분간 신당에서 지내며 의사로 일할 것을 권하나, 발렌틴은 지금 지내는 집에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사양한다.
마을 회의가 해산하려는 무렵, 별로 춥지도 않은 날씨에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평생 눈이라고는 본 적이 없는 마을 사람들은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 발렌틴과 에델은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길드타운 공성전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황을 연상한다. 마을 사람들은 수확을 서두른다.
플레이 전 의논
우물의 생김새, 마을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 캐릭터들이 마을 사람들과 더 친해져야 하지 않을까?
(김모씨) 일단 바스티온은 꽤 가까운 것 같다. 개치기와도 투닥거렸고, 타야도 오빠오빠하면서 들러 붙고 하니.
(변신괴수) 에델은 마을 주민이 되고 싶어하니 - 절대 될 리가 없지만 - 이대로 동기는 괜찮은 듯.
발렌틴은 뭔가 더 필요할지도
(■■■) 나중에 의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면과 전략/전술로 사람을 상하는 면을 부각시키고 싶고, 그러려면 지금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근데 지금 마을에서는 사냥꾼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게 여의치가 않은 면이 있다.
(김모씨) 어차피 유적충한테 사람들 다치기 시작하면 의사로 나서야 할 듯
그럼 타야를 다치게 해야겠네.
(김모씨) 그런데 어차피 유적충을 물리치고 마을을 구하면 친해지는 것 아닌가? PC들은 어차피 용병이니 무력 행사는 비늘개 치기나 짐 나르기 같은 것보다 오히려 일상에 가깝고, 대단한 동기 없이도 할 수 있다.
(■■■) 유적충이 갑작스럽게 등장하지 않도록 완충을 해야 하지 않을까?
(김모씨) 지금까지 징조는 많이 나왔는데 굳이 완충이 필요한가?
(변신괴수) 폭풍전야스러운 모양새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려면 완충 필요.
그렇다면 두레박에는 별 게 없어야겠네.
무대 뒤 풍경
다른 장면보다 특별히 중요하거나 많은 논의가 필요했던 부분은 아니고, 일반적인 부분에서 생각나는 게 있어서 마음대로 붙인 주석입니다.
* 발렌틴이 의술을 펼칠 기회를 주기 위해 타야를 다치게 하자는 생각은 이미 모두가 동의한 바이지만, 발렌틴을 나서게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 친구가 나서기 좋아하지 않고 우유부단한 성격인데다가 타야 체면도 있고 해서 직접 나서기는 미묘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발렌틴의 플레이어 ■■■군은 다른 사람에게 떠밀려 일을 맡고 싶다는 뜻을 비쳤고, 마침 에델이 그럴 만한 성격이었기에 추천하는 방향으로 했습니다. 적합한 PC가 없었으면 NPC를 찾아 보고, NPC도 마땅치 않았으면 머리를 모아 그럴 만한 상황을 생각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