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보는 거지? 쉿! 비밀이야

게시일: 2009. 9. 29 오전 8:08:30

메시지 센터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그 안에서 살아가고 관계를 맺으면서 사는 법을 배우는 자연스러운 표현의 장이다.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다양한 표현의 기회는 자신의 생각이나 의미를 다양하게 표현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외부환경들과 의사소통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힘을 기르는 바탕이 된다.

학기초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그림편지를 썼다면 현재는 서로의 마음과 자신의 자랑거리를 전달하기 위한 편지로 발전되었다. 친구들과 주고 받는 편지는 둘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만 보는 편지’ 즉 비밀편지를 만들었다. 그림 위에 종이를 덧붙이거나, 셀로판지를 활용하여 열고 닫을 수 있는 비밀을 시작으로 다양한 비 밀스러움을 즐겼다. 어린이들은 ‘비밀’이라는 단어를 때와 상황에 따라 다양

하게 사용해가며 소나무반의 공용언어로 만들었다.

1. 나만의 비밀 이야기

엄마, 아빠가 자고 있는데 내가 몰래 새벽에 일어나서 놀았어.

옛날에 엄마 몰래 지갑에서 동전 꺼내서 오빠랑 마트에서 뭐 사먹은 적 있었어.

내가 엄마 몰래 비밀편지를 엄마 침대 옆에 놔뒀어.

유치원 갈 때 장난감 뽑은 것 엄마가 텔레비전 보고 있을 때 몰래 가방에 넣었어.

엄마 아빠가 나갈 때 엄마 아빠가 먹지 말라고 했던 콜라랑 커피 먹은 적 있어요.

바나나 껍질 밟고 미끄러졌어.

먹기 싫은 음식 바닥에 몰래 버린 적 있어.

깜찍이 물에 씻으면 안 되는데 몰래 씻었어.

놀이터에서 돌리는 것 탈 때 신발 벗지 말랬는데 몰래 벗고 놀았어.

라면 그냥 먹지 말라고 했는데 오빠랑 몰래 먹은 적 있어.

우리 사진이랑 그림도 붙이자.열린다. 살짝 보이지?안 보이게 해봐. 우리만 보게~

우리끼리 비밀이지~

OO아 미안해? 왜? 싸웠어?

아까 조금~ 그래서 쓰는 거야.

OO한테는 비밀이야.

다 비밀이야. 그치? 나중에 보는 거지?

야! 비밀이면 조용히 해. 쉿!

2. 소나무반의 비밀 이야기

목소리 크고, OO이는 개다리 춤 잘 춰.

우리가 사인펜 뚜껑 잊어버렸어.

그림 진짜 잘 그리잖아.

밥 먹을 때 우끼리 시 간 정해서 나 오는 지 다른 반은 몰라.

우리 반은 다 예뻐.

대그룹 시간에 노래 잘 부르는 건 우리만 알걸?

화장실에서 단풍나무친구들 있었는데 우리반 친구들한테만 실내화 줬어.

칫솔 거꾸로 정리해 놓은 것 내가 그랬는데.. 그거 너였어? 하하

기차를 엄청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선생님은 예쁜 척만 해.

편지함에 있는 편지는 우리가 뭘 그렸는지 아무도 몰라.

여기는 가렸어. (이름적인) 친구들만 볼 수 있어.

해가 뜨면 볼 수 있는 편지야. 그래서 오늘은 못 봐.

그럼 언제 봐?

뒤에는 00랑 00만 볼 수 있어.

우리 집에 엄마 구두가 있는데 그것도 해가 뜬

날이면 신을 수 있는 거라서 똑같이 그렸어.

초기의 어린이들은 메시지 센터라는 곳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넣고 싶어 한다. 그런 어린이들이 만들어 가던 편지를 통해 비밀을 즐기게 되고, 각자의 개성이나 성향이 들어나는 비밀스러운 요소들을 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하고 고안한다. 어린이들 안에 잠재되어 있는 개인의 능력들은 무한하고, 그 속에 있는 것들을 드러내기 위해 성인과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비밀이라는 주제로 친구와 함께 하기에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로 번져 나갈 수 있고 또는 서로의 모방으로 또래와의 관계에서도 학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비밀이라는 큰 주제는 소나무반의 많은 영역에서 나타나고 유행으로 번져나는 것처럼 어린이들의 더 많은 고민과 방법을 고안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자신만의 비밀을 구체화해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