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 농장 이야기

게시일: 2009. 10. 7 오전 6:53:47

1학기동안 허브를 씨앗부터 발아시켜 키워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옥상 놀이터에 마련된 작은 텃밭에 상추와 깻잎, 쑥갓의 모종을 심어보았다.허브를 통해서 식물의 구조적 변화와 각 허브의 특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경험을 가져보았다면이번에는 좀더 넓은 범위로써 자연 속에서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이 안에서 다른 유기체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였다.

#1. 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

#2. 거름 만드는 비법

우리가 화단에 심은 모종이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이야기나누며 거름을 직접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

에 대해 알아 보았다. 거름을 만드는 방법을 조사해 보니 어린이들이 스스로 알아보며 만들어보기엔 어렵거나 생

소한 단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거름을 만드는 방법이 써 있는 종이를 미션지로 내어 주어 어

떤 의미인지 어떻게 만들어 보는 것인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종합하여 해석해 보기로 하였다.

# 3. 발효균은 어떻게 변할까?

일주일 동안 쌀뜨물과 설탕의 혼합물이 거름으로 발효되어 가길 기다리며 발효균이 어떻게 생성되어갈지에

대해 예측해보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어린이들은

자신이 떠올리고 있는 이론과 이미지를 표상으로 드러낸다.

<거름 만드는 비법> 1. 쌀뜨물을 이용하면 발효균배양할 수 있음.

2. 쌀뜨물을 받아서 1.8L 패트병에 담고,

설탕 한 숟갈을 넣어 응달에 놓으면 일주일쯤 지나 발효 됨.

3. 이물을 식물에게 주면 튼튼해짐.

*어린이들이 의문을 품었던 단어와 다양한 해석

>쌀뜨물 쌀 뜨물이 뭐지? / 쌀 갈아가지고 넣는거 아니야?/쌀아니야? 쌀? 쌀뜨물 쌀 갈아서 넣는거 아니야?

>발효균

발효균? 세균 아니야?/ 균짜가 들어가니까 세균같아 쌀 안 좋게 하는거 아니야? / 쌀은 밥 만드는 거잖아. 근데 밥이 몸에 좋으니까 좋은거 일 것 같은데..썩는거 아니야? 그거? / 이건 발효균 -세균이고 발효- 이거는 착한균 아니야? 발효가 액체같은 거라서 식물한테 주면 세균이 그 성분을 착한 세균이 많으니까~ 그르니까 세균들이 이제 밖에 나가서 없어지는 거고 식물이 커져서 되고~

>배양

영양분을 많이 불릴수 있다? / 배양하는게 없앤다는거 같은데.../우리는 지금 거름을 만드는 건데 없다고 생각해봐~ 지금 만드는거 없애면 안돼./ 불려난다는거 아니야? 커지는거~

>1.8L

1.8L 뭐냐? 그정도 담을 수 있는건가?/ 물을 18미터 주는거 아니야 1.8분?/ 1분 8촌거 같아. 1이랑 8 사이에 쩜이 있잖아. 그럼 1.8분이면 L이 뭐야? / L ?? 그럼 18분이 아닌가? 얼만큼? 우유한테도 얼만큼 담아야된다 그거 잇잖아. 크기가 얼만큼 인지..

>응달

실내나 더운 곳 비닐 하우스 같은 곳~~/ 응달은 더운 느낌이 나는 거 같아. 바람이 선선하면서 따뜻하고~/응달이 혹시 설탕 아니야? 응달이 응달이지 뭐야?

>일주일

주말이 일주일이야~ 토요일이나 일요일 월화수목금토일 다 지나면 일요일 지난건데~ 그럼 한달 지난거야. 이 있잖아 월요일에 놓으면 월화수목금토일이 지나고 난 다음 월요일이야.

어린이들은 미션지를 보면서 낯선 단어, 전문 용어에 대해 어린이들의 지식으로 또는 친구들의 생각을 반영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해석해 나가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찾은 다양한 해석들을 나열하여 무슨 뜻일지 한 번 더 생각을

모아 거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 본 후 그를 바탕으로 거름을 만들어 보았다. 낯선 것과 부딪혔을 때

당황해 하거나 주춤하기 보단 자신의 생각과 이론을 정당화 하기 위해 근거를 말하고 다른 친구의 의견에 다른 견

해가 있을 때면 논리적으로 다가가 반박을 하거나 설득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실 안에 있는 사전과 선생

님, 친구들의 정보를 모아 어린이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 속에서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

인다. 앞으로 만나든 모든 상황과 새로운 문제 속에서 주저하지 않고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어린이들

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 4. 수확의 기쁨

등*하원을 할 때나 점심을 먹고 난 후, 정리정돈 시간이면 어린이들은 옥상으로 나가 모종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주거나 잘자라고 있는지 지켜보며 많은 정성과 관심을 표현하였다. 어린이들이 만든 거름을 식물에게 뿌려

준 이후로 모종의 키가 부쩍 자라고 잎의 수가 하루가 다르게 많아져 갔다.

모종의 변화

더 커지고 ~싱싱해 지고~~ 키가 자랐어.

쑥갓잎이 길죽해 졌어. / (상추가) 얼굴만해졌는데~ / (줄기도) 굵어지고~ 잘자서 우산 같이 생겼어.

키가 좀 작았는데 더 많이 커졌어~

수확을 하고 나면

뿌리가 있으니깐 또 자라지~ / 줄기를 따면 안돼! 그러면 진짜 안 자라

나중에 우리가 딴 거기에 새로운 잎이 또 자랄꺼야~ / 또나고 또나고 ~

꽃이랑 먹는거랑은 다르니깐~ (또 자랄 것 같은) 그렇게 될 것 같은데

수확의방법

깻잎은 꽃이 피기 전에 따야돼~ / 잎이 8개~ 10개 정도가 되면 따야되고 밑에서 부터 따야돼~

아! 잎 있는 부분만 살짝 따야돼~

직접 수확한 상추,깻잎, 쑥갓을 깨끗이 씻어 점심시간에 함께 먹는 경험을 해 보았다. 어린이들은 몇 번이고 더 나

와 우리가 재배한 야채들을 먹으며 ‘진짜 맛있어요’ 라는 말들을 계속한다. 이번 수확을 통해 어린이들은 시각, 후

각, 미각, 촉각을 통하여 감각적으로 인지하며 우리가 키운 모종과의 관계를 조금 더 깊게 맺어가고 있다. 어린이

들은 꽃은 꺽으면 다시 태어나지 못하지만 상추, 깻잎, 쑥갓은 다시 또 자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들을 세워놓는

다. 앞으로 수확을 통해 변화된 모종을 살펴보고 어떠한 변화들이 계속일어나는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

고자 한다.

△ 첫날에 발효균이 회색이고 초록색 이었는데,

그 친구들이 다 새끼를 낳아서 점점 수가 많아진 것이고

제일 나중에는 친구들이 모두 새끼를 낳아서 이렇게 많아진 거예요.

▲ 처음에는 우리처럼 작을 것 같고,

3일이 지나면 좀더 커지기도 하고 좋은 균이라 꽃처럼 생겼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주일 뒤에는 가운데 동그라미가 더 커져서 거름이 되서 힘이 더 세질 것 같아요.

△ 처음에는 발효균이 조금 있었다가

그게 모이면서 점점 커지면서 거기에 있는 나쁜 물질을 빨아들이고,

일주일이 지나면 좋은 물질만 남아서 거름이 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