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와 길 그리고 함께하기

게시일: 2008. 11. 24 오전 8:07:48

우연하게 시작된 은하철도 999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교실 안에서 은하철도 999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먼저 실험 공간이 되었던 곳은 블록영역이었다.

블록영역에서 은하철도 999를 만들며 놀이하던 어린이들은 기차와 함께 기찻길을 이어 가며 만들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블록을 연결하기만 하면 완성되는 기차보다는 터널, 구부러진 길 등 흥미로운 꺼리가 많은 기찻길 만들기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중 어린이들이 TV에서 보았던 은하철도 999는 기찻길 보다는 우주공간에서 다닌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그룹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 보았다.

(대그룹 이야기 나누기 시간)

은하철도 999는 우주에 가는 거에요. 기찻길도 가지만 우주에 가는 거에요.

(우주에 있는 기차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데?

날개를 만들어 줘요

날개 없이도 날 수 있는데

손으로 들고 있으면 되요. 날 수 있게 하려면,

손으로 계속 움직이면서 들고 있을 거에요.

메시지 센터에서 만들 수 있어요.(쉽게 다룰 수 있는 종이를 이야기 함)

(기차에) 창문을 달아가지고 붙여야 되요. 창문에다가

만들어가 가지고, 종이로 만들어서 은하철도 999 여기 위에다가 붙여요.

종이, 빵끈, 블록으로 만들어서요. 저기 위에다 붙여요.

위에다 (하면) 날 수 있는 은하철도 999되요.

대그룹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과 블록영역 뿐만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은하철도 999를 시도해 보았다. 그리고 은하철도 999를 각 영역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을 내어주어 탐색할 계기도 마련하였다.(은하철도 999뿐만이 아닌 다양한 기차 사진, 그림자료를 내어줌- 정면, 측면, 우주공간을 가는 기차, 다양한 기차 사진을 내어 주었지만 그래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은하철도 999였다.)

평면표상,종이표상, 빵끈표상, 점토표상 등등 교실 속 여러가지 매체들로 어린이들은 은하철도 999를 표현해 보았다. 하지만 매체들을 사용하면서 어린이들은 여러 차례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고 유치원에서 계획된 엄마참여수업을 통해 어려운 부분을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엄마참여수업때 어린이들은 은하철도 999와 기찻길 만들기를 하며 구성물을 좀더 정교하고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으며, 엄마와 함께하는 즐거움 역시 맛 볼 수 있었다.

그후 한 어린이가 가지고 온 구슬을 가지고 점토 영역에서 구슬길을 만들었었는데, 혼자 구슬길을 만들었을 때에는 구슬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이 한정되어 있어서 구슬을 굴렸을 때 재미를 느끼지 못하였지만 점토 영역에 있는 어린이들이 다 같이 만든 구슬길을 합체한 후 구슬을 굴려보니, 더 재미있고 더 쉽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여러차례 함께하면서 어린이들은 혼자였을 때보다 배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좀더 적극적인 모습으로 놀이에 참여하였다.

또 교실 속 영역에서 놀이할 때 뿐만이 아닌 일상 속에서도 어린이들은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느끼고 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혼자 살 수 없듯이, 꽃이 혼자 필 수 없듯이, 공존하며 살아하는 우리들의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