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벽화

게시일: 2009. 10. 1 오전 1:55:58

강낭콩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유치원 정원에 있는 여러 색의 꽃들과 곤충(거미, 개미 등)들, 담장 위로 뻗어나가는 넝쿨 식물들을 보게 되면서 어린이들은 그것들을 드로잉 하였고 어린이들의 드로잉 작업물을 ohp영역에서 빛을 통해 전사를 하게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 하는 공동 색 작업 준비>

<어린이들의 라인드로잉 작업>

유치원 정원에 있는 다양한 꽃들과 식물, 그것들이 머금고 있는 다양한 색에 매료되면서 그러한 것들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진지해져 가고 있었다. 사물을 보고 느끼는 것들을 담아내는 시도들로 사진을 찍어내거나 그림을 그려보면서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쏟아내었다. 어린이들은 이제 외부의 것(유치원의 정원)에서 이름모를 꽃을 가지고 오게 되고, 우연찮게 데리고 온 개미 또한 이들의 시각에 반영되었다. 정원에서 느낀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은 반에서 또 다른 이야기로 전이되었고 이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작업에는 어린이가 그린 라인드로잉 작업을 이용한 ohp 확대 전사와 색 영역에서의 색 만들기 등 일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진다. 어린이들과 함께 그 동안의 흔적을 담아 커다란 조각 그림이 완성 되고 이는 벽화라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저기에 거미도 있어.

꼭 물것 같아. 저건 꼭 주머니같아.이상하게 생겼다.

왜 개미가 들어 왔지?

먹이가 온거야.

개미가 여기 들어갔다가 나왔어

여기가 개미성이야

(꽃 화분을 가리키며 꽃 화분안이 성이라고 이야기 한다)

없어졌어. 여기봐 봐. 어디로 갔지?

여긴가? 다른 곳으로 가기 시작했어. 그지?

여기에 붙었나? 여기? 꿀벌개미야.

야 ~ 이것봐봐.

여기도 있어, 슝슝~

여기로자세히 보니까 손에 묻을 것같다.

개미 찾으러 갔나봐요. 개미집 이걸로 해볼까봐

여기 개미성이야. 개미야~ 개미야~ 내려오는데?

“이거 여기에 있어도 돼요?”

“예쁘고 많아서 좋아.”

<OHP를 이용한 확대 전사 작업>

불난거 같죠?

안에서 마그마가 나오는 것 같아요. 여기도.

나비같이 생긴 꽃 같아, 저기 가운데가 눈이고.

저거보고, 이거 보니까 좋아.

<정원 벽화>

하나의 장면으로 가기 위한 것으로는 부분과 부분들이 모여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다양한 시각의 통합과도 같으며 내가 접해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경험의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내부에 있던 강낭콩을 외부로 내어 감으로써 공간적인 차이를 느끼게 되고, 이는 느껴지는 차이뿐 만이 아니라 외부와 내부의 계속적인 관심으로 원래 알고 있던 공간과 잘 알지 못했던 공간과의 확장 또한 이루어지게 된다. 눈에 보여지는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한 식물의 자연스런 성장으로 비롯된 이야기들은 눈에 보여지지 않는 심상적인 것으로 전이 되고 이는 또 다른 시각과 인지의 새로운 장으로 가기 위한 발돋움이 되었다. 아주 국소적인 것으로부터 점점 확장되어지는 시각으로 발견된 전체적이고도 다분화된 이야기의 장이 된다. 벽화가 그려지고 그것을 채워나가기 위한 노력들은 식물들이 하나의 독립된 객체로는 살 수 없듯이 함께라는 공동의 의식과 나 이외의 다른 것을 유연하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정의와도 같으며, 하나의 매커니즘으로 비롯된 관계의 연속으로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빚어낸 다양한 소재들로 재창조 되어진 우리들만의 벽화로 사물을 보는 진지한 시각과 새로운 것들에 대해 유연하게 관계되어지는 자세를 앞으로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