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어려워

게시일: 2009. 10. 1 오전 6:23:48

찰흙으로 표현되는 공룡

찰흙은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손쉽고, 자연스럽게 구성물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매체 중의 하나이다.

어린이들은 찰흙의 특성 -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적절한 손놀림으로 얼마든지 형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 - 에

충분히 매력을 가지고 찰흙을 다루어가면서 즐거움과 자유로움, 변화를 느껴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어린이들은 손으로 쥐고, 뭉치고, 누르고, 비틀고, 손가락으로 긁고, 접고, 말고, 굴리고 , 비비고, 두드리는 작업을 하면서도 아무런 심리적 저항을 느끼지 않는다.

찰흙을 통해 갖가지 형상을 만들면서 마치 신이 되고 지배자가 된 기분으로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순식간에 다시 뭉쳐서 패배감을 해소하며 자유로움을 느껴간다.

그런 자유로움 안에 어린이들은 손가락마다 마다의 힘을 기르고 손아귀 전체의 힘을 가지고 된다.

어린이들이 찰흙으로 공룡 만드는 것을 즐거워하며 그 과정에 몰입하게 된 이유는

유치원에 다니기 전부터 공룡에 관심을 갖고 있던 어린이들이 많았고 블록영역에서 공룡모형을 이용하여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블록놀이와 찰흙놀이가 서로 연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스스로 갖고 있는 공룡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특정 공룡의 특징이 드러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하고

같은 영역에서 공룡을 만드는 또래의 공룡을 모방, 탐색하면서 같은 형태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자신만의 특별한 공룡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찰흙으로 공룡만드는 것을 처음 시도하였을 때...

어린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공룡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찰흙으로 공룡을 만들려고 하지만

공룡전체를 생각하다보니 쉽게 공룡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린이들은 찰흙으로 공룡만드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며 형태를 잡기 위해 열심히 찰흙을 주무르고 또 주물렀다.

찰흙으로 공룡을 만들다 어려웠던지 어린이들은 찰흙덩어리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공룡만들다 보니까~

공룡들이 살았는데 운석이 뚝 떨어져서 공룡들이 죽고 공룡들이 몇명 살았는데 또 떨어져서 죽었어요

공룡 배에요.

여기 안에 알에서 공룡이 태어나요~

프테라도돈

별개의 것으로 다가가기

“ 머리 먼저 만들거예요~ 그 다음에는 여기(몸) 그 다음에는 꼬리 만들고..”

한 어린이가 공룡전체가 아닌 공룡의 각 부분을 나눠서 공룡을 만든 후 다른 어린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되돌려주었다.

이와 같은 계속된 순환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이 점차 쉽게 자신이 원하는 공룡을 찰흙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어린이들은 자신이 알고 있고 좋아하는 특정 공룡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자신의 생각과 찰흙 구성물을 일대일대응 시켜나가며

공룡을 부분적으로 만든 후 그 것을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공룡으로 만든다.

또 공룡의 이미지 중에서 각 공룡의 특징을 살리려는 시도들이 보여진다.

예를 들어 스피노사우루스의 등 부분,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 부분, 트리케라톱스의 뿔, 안킬로 사우루스의 꼬리 부분,

육식공룡의 대표 주자인 티라노 사우루스의 무시무시한 이빨 등을 세심하게 만들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한편 별개의 것으로 만든 공룡의 각 부분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설 수 있는 공룡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 부분의 상대적인 크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설 수 있는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룡 세우기

어린이들은 공룡을 세우기 위해 다리의 형태, 다리의 수, 다리가 바닥과 닿는 면적, 무게중심을 고려하며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다리형태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

어린이들이 고안한 다리의 다양한 형태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생각들

“ 길쭉 해야해~ ”

“ 찰흙이 붙어야 해요. 맨끝에 ”

“ 손으로 꾹꾹 눌러 가지고.. 그럼 안 넘어져~”

“ (공룡몸 부분을 잡고) 꽉 눌러봐”

“ 물 속에 다니는 공룡은 다리가 없어~ ”

# 다리길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들

“ 다리 길이가 똑같아야 하는데...”

다리의 위치(무게중심)와 다리의 무게에 대한 고민

공룡의 다리를 공룡 몸의 한쪽 부분에 치우쳐 붙인 후 뒤집어 세우게 되면 다리가 없는 쪽으로 기울어져 공룡이 쓰러지게 된다.

공룡의 몸에 비해 작고 무게가 적은 다리를 붙이게 되면 공룡의 다리가 몸의 무게에 의해 눌려 납작하게 된다.

...

공룡의 특징

어린이들은 설 수 있는 공룡을 만들기 위해 다리의 위치와 길이를 생각해 보면서 몸과의 관계도 고려하게 되면서

서서히 자신이 만들고 싶어 하는 공룡의 특징을 생각해서 표현하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