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복지과 조성아 사회복지사입니다.😆
지난 5월, 2025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작품 공모에
개나리반, 장미반, 무궁화반 전원이 참여하였습니다.
그 결과,
개나리반 장복례 어르신: 시화 부문 장려상
무궁화반 이종순 어르신: 시화 부문 우수상
무궁화반 봉정순 어르신: 엽서 부문 최우수상
을 수상하셨습니다!
수상하신 어르신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해보았습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봉정순 어르신! 먼저 최우수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봉정순 어르신:
안녕하세요. 저는 무궁화반에서 2년 동안 공부하고 있는 봉정순이라고 합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은빛한글교실은 어떻게 알게 되어 공부를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봉정순 어르신: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제가 한글을 모른다고 하니, 친한 친구가 원당종합사회복지관을 소개해줬어요. 처음엔 기초반에서 잠깐 배우다가 바로 무궁화반으로 오게 되었는데, 아직 어려운 게 많아요. 무궁화반에는 오래 다니신 분들이 많아 제가 뒤처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집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며 따라가고 있습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혹시 힘드시면 장미반(중급반)으로 내려가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신 적 있으세요?
봉정순 어르신:
아니요, 무궁화반 선생님께서 너무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정이 들어서 다른 반으로 가고 싶지 않아요. 이 반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적응하려고 합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으셨는데, 소감이 어떠셨나요?
봉정순 어르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받침도 틀리고 잘 모르는 게 많은데 상을 받으니 너무 좋으면서도 미안했어요. 내년에는 다른 분이 상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냥 적는 척하고 안 내고 싶을 정도였어요.
조성아 사회복지사:
그런 말씀 마세요! 충분히 자격 있으세요.
봉정순 어르신:
작년에도 상을 타서 미안했는데, 올해도 또 받아서 쑥스럽고 죄송한 마음이 커요.
오래 다니신 분들이나 연세 많으신 분들도 계신데 제가 받아서 괜히 민망했네요.
조성아 사회복지사:
그런 거 신경 쓰지 마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됩니다.
봉정순 어르신:
네, 감사합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마지막으로, 은빛한글교실을 이용하면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봉정순 어르신:
한글을 못 배우신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집에서 무기력하게 계시지 말고, 여기 와서 한 자라도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제 주변에도 늘 권하지만, 다들 배우기 싫어하시거든요. 자기 이름도 못 쓰는 게 안쓰럽더라고요.
저도 어렵지만, 제 이름 석 자만큼은 제대로 쓰고 싶어서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예전에는 남편이 다 해줘서 몰랐는데, 이제는 혼자 은행도 가고 병원도 다녀야 하니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와서 배우는 게 참 좋아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편지도 쓰고, 받침도 정확하게 쓰는 게 제 바람이에요. 나이가 드니 자꾸 깜빡하지만 그래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말 아쉬워요. 다들 여기 와서 한글 좀 배우셨으면 좋겠어요. 자식들한테 이것저것 부탁만 하지 말고, 본인이 직접 배웠으면 좋겠어요.”
봉정순 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며, 은빛한글교실을 더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글을 배우며 자신의 이름을 직접 쓰고, 편지와 엽서를 통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았습니다.
또한, 어렵고 힘들어도 꾸준히 배워나가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배움에 늘 감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봉정순 어르신의 배움의 길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시화 부문 장려상 - 개나리반 장복례 어르신
조성아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장복례 어르신!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복례 어르신:
올해 3월 17일에 입학한 개나리반 장복례입니다. 반갑습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이번에 「입학통지서」라는 작품으로 수상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장복례 어르신:
소감이라… 그때 일을 꺼내면 지금도 눈물이 나요. 안 울고 싶었는데도 자꾸 눈물이 납니다. 제가 9살 때 일이에요. 한창 예민할 나이에 입학통지서를 받았는데, 새어머니가 그걸 아궁이에 넣어버리셨어요. 이장님이 학교를 꼭 보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다시 갖다 주셔도, 똑같이 태워버리셨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아파요. 어린 제가 뭘 할 수 있었겠어요. 그냥 주저앉아 울 수밖에 없었어요. 그 큰 솥에 통지서가 타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충격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조성아 사회복지사: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까지 잘 견뎌오셨네요.
장복례 어르신:
제 아이들 학교 보낼 때도 숙제 한 번 제대로 봐주지 못했어요. 나이 들어 공부 좀 하려니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아파트에서 1학년 교과서를 주워다가 주소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 병원에 가면 글씨 쓰라고 할 때 주소조차 못 쓰는 게 너무 창피하니까요. 그렇게 노트 두 권을 채울 만큼 연습을 했습니다. 덕분에 조금씩 나아지게 되었죠.
조성아 사회복지사:
그런데도 바로 수상까지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장복례 어르신:
이번에 작품을 쓰면서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꺼냈어요. 남편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저도 모르게 흘러나왔습니다. 우리 올케에게 처음 말했더니 울더라고요. 평생 이야기해본 적이 없던 기억인데, 이번에 처음 꺼낸 겁니다. / 평생 꺼내지 못했던 기억이었는데, 이번에 처음 나누게 된 겁니다.
조성아 사회복지사: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힘드셨을지 이해가 됩니다. 용기 내어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좋은 날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은빛한글교실을 이용하면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장복례 어르신:
글 공부를 더 많이 해서 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요.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표현이 잘 안 돼요. 아무리 노력해도 쉽지 않네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선생님들께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으면, 제 소원이 없겠습니다.
장복례 어르신의 작품을 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아궁이에 입학통지서를 넣었던 장면은 지금까지도 어르신께 큰 상처로 남아 눈물을 흘리시며 이야기하실 만큼 사무치게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아픈 상처였지만, 이번에 용기 내어 글로 표현하시고 나누어주신 어르신께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은빛한글교실을 통해 지난 아픔을 조금씩 떨쳐내시고, 마음을 글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소원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