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 뒷자리에 않아 늘 밖만 보는, 통 말수 없는 애. 그게 그의 교실에서의 포지션이다. 소리 소문 없이, 묵묵히 제 할 일만 한다. 그러다 보니 눈에 띄지 않는다. 대체로는. 근면 그 자체. 초면에 쉬이 말문을 트진 않지만 환경에는 잘 적응한다. 새학기 초반엔 좀 겉도는 듯 싶으나 쉽게 교실의 한 풍경이 되는 부류 중 하나.

남 대할 때 태도가 퍽 무뚝뚝한 게 남에게 이렇다 할 관심이 없어 보이나, 사실은 반대다. 주위를 잘 살피고 제법 신경 쓴다. 다만 다정하지 않고 다감하지 않을 뿐. 관계에 능한 편은 아니며 그걸 스스로도 안다. 그래서 남 대하는 데에 자신 없어 하고, 서툴게 군다.

생각 외로 숫기가 없는 편. 쉽게 부끄러워 하고, 무심한 낯에 비하여 감정을 숨길 줄 모른다. 다만 의사표현은 조금 모호한 구석이 있다. 우유부단한 정도는 아니나 모든 것이 느릿하다. 생각이 많은 탓이다. 또한 대화하다 보면 산만하니 집중을 못 하는 게 보인다. 비유해 보자면 내면으로 매몰되는 느낌. 자기만의 세계가 견고하다. 고집 또한 센 편.

다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무계획적이다. 하기로 했다면, 고심하지 않고 저지른다. 그럴 때의 그는 드물게 충동적이고, 그 결과는 폭발적이다.

오션 쇼어즈의 캡틴

미국. 워싱턴 주 서쪽의 그레이스 하버 카운티의 서쪽. 서쪽의 서쪽에, 오션 쇼어즈가 있다. 끝도 없는 바다와 끝도 없는 갈대밭, 그리고 사슴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그곳이 바로 다코타의 고향이다. 사람이라고는 주민 백 남짓. 관광객조차도 없고, 여름에나 서퍼 수십이 들렀다 가고 말 뿐인 그곳에서 다코타는 태어나 자랐다.

조부 조모, 두 분 다 배를 탔고 하나 뿐인 고모는 큰 도시인 애버딘의 시청에서 근무했다. 그러니 어릴 때부터 배에 오른 건 당연한 일일 터였다. 다코타에겐 갑판이 요람이었고, 파도가 자장가였다. 걸음마 할 때부터 조타실을 드나든 그가 혼자서 키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열 살도 되기 전의 일이었고, 조부모는 그날 후로 그를 종종 '오션 쇼어즈의 캡틴' 이라고 불렀다.

부유하진 않으나 유복하게 자랐다.

국제 이능력 연합 부속 학교

국제 이능력 연합 부속 학교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된 건 어느날 고모가 가져다 준 안내 책자를 보고. 드물게 내보인 호기심이 온 가족을 들뜨게 해 입학 시험을 치고, 입학 통지서를 받아 보게 했다.

이능력 증폭기 적합 판정 때 '공명감' 을 느껴 집은 게 하필 '작살총 모양' 이었단 사실을 신기하게 여긴다.

공무원이라니. 작은 어촌의, 작은 어선을 모는 어부로 사는 것보단 안정적인 삶일 거라고 보아 온 가족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등을 떠밀었고, 그렇게 오션 쇼어즈를 떠났다.

마스코트인 '라프' 에 대해선 이렇다 할 감흥이 없는 편. 갈매기로 알고있다.

다코타

섹스와 젠더 모두 남성. 그 스스로는 섹스니 젠더니 하는 걸 크게 생각해본 적 없다. 상당히 나이브한 편. 지식과 경험 부족이 그 이유이나, 그렇기에 편견조차 아직 없다.

신체적 특징으로는 시야가 넓고 시력이 좋단 게 있다. 좌 2.9 우 3.1 육안으로 못 보는 게 드물며 눈썰미 역시 좋다.

좋아하는 건 탁 트인 곳. 늘 창밖을 보고 있는 건 그래서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