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PSJ, Devil and angel shifts in collective action: A call for integration and improvements


정치적 갈등이나 집단 간 대립이 발생할 때, 사람들은 종종 상대를 ‘악마화(Devil Shift)’하거나 아군을 ‘천사화(Angel Shift)’하게 된다. 이런 심리적 현상은 집단행동이 어떻게 형성되고 지속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론적 자원으로 작동해왔다. 『Devil and Angel Shifts in Collective Action: A Call for Integration and Improvements』라는 논문은 이 두 개념이 어떻게 정책 연구 내에서 활용되고 발전되었는지를 고찰하며, 관련된 이론적 프레임워크 두 가지 ― 'Advocacy Coalition Framework (ACF)'와 'Narrative Policy Framework (NPF)' ― 를 중심으로 이 개념들의 적용과 한계를 통합적으로 검토한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정책 갈등 상황에서 상대 집단의 의도나 행동, 영향력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인식하고(Devil Shift), 반대로 자신의 집단은 지나치게 선의와 능력을 가진 존재로 보는 경향(Angel Shift)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떤 환경정책을 둘러싼 갈등에서 반대 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공익’으로 포장하며, 상대는 탐욕스럽고 해로운 존재로 묘사하기 쉽다. 이런 왜곡된 인식은 단순히 심리적 반응이 아니라, 집단을 결속시키고 정치적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서사 전략이기도 하다.


ACF는 이러한 인식 왜곡을 ‘신념 체계’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사람들은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더 우호적이고,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는 의심과 적개심을 품는 경향이 있다. 반면 NPF는 이러한 경향을 ‘정책 서사’의 전략으로 본다. 즉, 정책 담론 안에서 등장하는 ‘영웅’, ‘악당’, ‘피해자’ 같은 서사적 인물 구성은 단지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명확한 정치적 목적을 담고 있으며, 이야기를 통해 지지자를 결집시키거나 반대 세력을 고립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이론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념을 접근하지만 결국 같은 현상을 설명하고자 한다. ACF는 개인이나 집단이 타인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NPF는 그런 인식이 어떻게 서사화되고 담론 속에서 반복되는지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NPF에서는 뉴스 기사나 성명서 안에서 얼마나 자주 특정 집단이 '영웅' 혹은 '악당'으로 묘사되는지를 계산하여 DS-AS 정도를 측정하고, ACF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상대를 강력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지를 파악한다​.


이 연구는 두 이론 간 교차 연구가 부족하고, 측정 방식도 통일되지 않아 연구 간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특히 NPF에서는 '악당-영웅 지수' 같은 단순 계산 방식을 사용하지만, 이 방식이 반드시 실제 권력 인식이나 갈등 강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동시에 ACF 쪽은 개념은 더 정교하지만, 정량적 비교나 데이터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연구는 DS-AS 현상이 단지 인식의 왜곡을 넘어서 감정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텍스트 분석과 감정 분석을 접목해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분노, 공포, 기대, 신뢰 같은 감정들이 DS-AS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Pattison et al., 2022). 이는 사람들이 왜 상대를 악마처럼 여기고, 아군을 영웅처럼 떠받드는지를 감정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열쇠가 된다.


결국 이 연구는 정책 갈등에서 DS와 AS는 단지 왜곡된 인식이 아니라, 정당화, 결속, 동원이라는 집단행동의 핵심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 현상을 단일 개념으로 보거나 단편적인 지표로 측정하기보다, 인지적·서사적·감정적 요소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회심리학, 담론분석, 인공지능 기반 감정 분석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한 융합적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인다.


참고문헌


Hornung, J., Fullerton, A. H., & Weible, C. M. (2025). Devil and angel shifts in collective action: A call for integration and improvements. Policy Studies Journal, 00(0), 1–31. https://doi.org/10.1111/psj.70018


Leach, W. D., & Sabatier, P. A. (2005). To trust an adversary: Integrating rational and psychological models of collaborative policymaking.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99(4), 491–503.


Shanahan, E. A., Jones, M. D., McBeth, M. K., & Lane, R. R. (2013). An angel on the wind: How heroic policy narratives shape policy realities. Policy Studies Journal, 41(3), 453–483.


Pattison, A., Cipolli, W., & Marichal, J. (2022). The devil we know and the angel that did not fly: An examination of devil/angel shift in Twitter fracking debates in NY 2008–2018. Review of Policy Research, 39(1), 51–72.


Bar-Tal, D. (2013). Intractable conflicts: Socio-psychological foundations and dynam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