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e You Solving the Right Problem?
많은 조직들이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 채 성급히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만약 내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1시간을 준다면, 문제 정의에 59분을 쓰고 해결에는 1분만 쓸 것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Spradlin, 2012).
대부분의 기업은 신제품 개발이나 혁신 프로젝트에서 문제를 깊게 파고들지 않고 급하게 해결책을 찾다가 결국 자원만 낭비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제조 회사가 기계 작동에 적합한 윤활유를 찾고 있었는데, 문제를 깊이 파고들어 보니 근본적으로는 윤활유가 아니라 새로운 제조방식 자체가 필요했던 경우가 있었다. 이처럼 표면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Spradlin, 2012).
이를 위해 Spradlin(2012)은 다음과 같은 문제정의의 4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첫째, 해결책이 필요한 이유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Z를 이루기 위해 X를 찾고 있으며, 이는 W라는 지표로 측정될 것이다"처럼 명확한 목표와 필요성을 정의하는 단계다. 예를 들어 국제구호단체 EWV는 "깨끗한 물을 간편하게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저렴한 빗물 저장 기술을 찾는다"라는 목표를 정했다.
둘째, 해결책의 필요성을 정당화해야 한다. 조직의 전략과 맞는지, 이 해결책이 가져다 줄 구체적인 이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EWV의 경우 깨끗한 물을 단순히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발전과 지역 비즈니스 활성화까지 목표로 삼았다. 이를 통해 빈곤층이 제품을 구입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Spradlin, 2012).
셋째, 문제의 배경과 맥락을 명확히 해야 한다. 기존에 시도했던 접근방식이 무엇이며,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분석하고 내외부의 제약 조건까지 고려해야 한다. EWV는 빗물을 저장하는 기존 방법을 조사했으나, 시멘트 탱크는 너무 비싸고 운송이 어렵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저비용의 가벼운 저장장치가 필요함을 확인했다(Spradlin, 2012).
넷째, 문제 진술서를 명확히 작성해야 한다. 문제 진술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이면서도 기술적으로 과하지 않은 용어로 작성해야 한다. EWV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혁신 플랫폼인 InnoCentive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문제를 공개했고, 결국 관광용 잠수함을 설계하던 독일 발명가가 간단하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것은 튼튼한 바깥쪽 자루와 방수 가능한 안쪽 자루로 이루어진 경량형 물 저장장치였다. 이 해결책은 가볍고 가격이 저렴하며 운송이 쉽다는 점에서 완벽한 성공 사례가 되었다(Spradlin, 2012).
이 사례는 문제를 명확히 정의할 때 얼마나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문제를 성급하게 해결하려 할수록 자원을 낭비할 가능성이 높지만, 철저하게 문제를 정의할 때 오히려 빠르고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Thomke와 Reinertsen(2012)은 기업들이 빨리 프로젝트를 시작할수록 빨리 끝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충분한 시간을 들여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 없으면 프로젝트 자체가 더 오래 걸리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해결 과정에서 조직 내부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의 중요성과 해결 시 얻는 이익을 금전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명확히 정의하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더 중요한 문제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하게 된다(Bingham & Spradlin, 2011).
정리하면, 조직이 혁신과 문제해결에 성공하려면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 매몰되지 말고 근본적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해결책의 필요성과 맥락을 정당화하며, 이를 바탕으로 명료한 문제 진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과정이 엄격하게 이루어질 때 조직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더 나은 전략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Bingham, A., & Spradlin, D. (2011). The open innovation marketplace: Creating value in the challenge driven enterprise. FT Press.
Spradlin, D. (2012). Are You Solving the Right Problem? Harvard Business Review, 90(9), 84–93.
Thomke, S., & Reinertsen, D. (2012). Six myths of product development. Harvard Business Review, 90(5), 84–94.